김두현은 25일(한국시간) 영국 호손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8년-2009년 시즌 잉글랜드 FA컵 4라운드(32강) 챔피언십(2부리그) 번리FC와의 홈경기에서 1-1로 맞선 전반 45분 멋진 프리킥 골을 작렬했다.
이로써 지난해 8월17일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한 김두현은 정규리그 13경기(선발 8경기)와 FA컵 2경기 등 총 15경기 만에 빅리그 데뷔골에 성공했다.
또 김두현은 지난 14일 리그1(3부리그) 소속 피터버러 유나이티드와의 FA컵 3라운드(64강) 재경기에서 첫 도움을 신고한 바 있어 유독 FA컵에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이날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김두현의 침묵했던 득점포가 가동된 것은 전반 45분.
경기 초반부터 활발한 움직임으로 문전을 위협하던 김두현은 오른쪽 페널티지역에서 얻어낸 세트피스 상황에서 오른발로 감아 찬 공이 수비수에 맞고 굴절되면서 왼쪽 골문 상단을 꿰뚫었다.
소속팀이 챔피언십(2부리그) 소속이던 지난해 5월4일 퀸스파크레인저스(QPR)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잉글랜드 진출 이후 첫 골을 뽑아낸 뒤 무려 8개월 여 만에 기록한 귀중한 득점이었다.
지난해 2월 ‘6개월 임대 뒤 완전 이적’ 조건으로 성남 일화에서 웨스트브롬의 유니폼을 갈아 입었던 김두현은 올 시즌 직전인 5월 구단과 2년 계약했다.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32.보루시아.전 토트넘), 설기현(30.알 힐랄.전 풀럼), 이동국(30.전북.전 미들즈브러)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다섯 번째 프리미어리거 꿈을 이룬 것이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김두현은 지난해 9월28일 미들즈브러전에서 뜻밖의 부상 악재를 만났다. 오른쪽 내측 인대가 파열돼 한 달 넘게 재활훈련에만 몰두해야 했다.
이후 지난해 11월9일 리버풀전에서 41일 만의 그라운드로 돌아왔지만, 부상 후유증 탓에 좀처럼 제 기량을 선보이지 못했다. 수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 장기인 대포알 같은 중거리슈팅도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4일 FA컵 64강에서 첫 도움을 신고하며 진가를 발휘한 김두현은 오랫동안 침묵을 지켜왔던 데뷔골 마저 터뜨리며 확실히 토니 모브레이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부상과 슬럼프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김두현은 ‘산소탱크’ 박지성과 함께 프리미어리그에서 한국 선수의 자존심을 지켜나갈 빅리거로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편 김두현의 소속팀 웨스트브롬은 전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후반 막판 공점골을 내줘 2-2 무승부로 재경기를 치르게 됐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