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가 정말 큰 힘이 되고 있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한마디 한마디가 후배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야말로 ‘박찬호(36) 효과’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스프링캠프를 지휘하다 왼쪽 눈 치료차 28일 일시 귀국한 두산 김경문(51) 감독은 “찬호가 의식적으로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먼저 많은 말을 하면서 후배들을 돕고 있다”며 “정말 큰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117승에 빛나는 ‘코리안 특급’의 노하우가 두산 선수들에게 전수되고 있음을 내비치며 흐뭇한 마음과 함께 고마운 마음도 털어놓았다.
박찬호는 14일 미야자키에 합류, 두산 선수단과 같은 숙소에 묵으며 함께 땀을 흘리고 있다. 공주고 선배이자 국가대표팀에서도 사령탑과 선수로 인연을 맺었던 김 감독에게 특별히 부탁, 이달 말까지 함께 훈련하고 있다. 박찬호가 국내 프로구단의 전지훈련에 합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올 시즌 필라델피아로 이적한 박찬호로서는 선발 한자리를 꿰차기 위한 담금질이 1차 목표. 그러나 이에 그치지 않는다. 박찬호는 자신의 훈련을 열심히 소화하면서 빅리거 경험을 바탕으로 나이 어린 후배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는 등 ‘든든한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 감독은 “코치들이 선수들을 가르치는 것과 찬호가 현역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해주는 말은 또 다른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 “찬호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한마디 한마디가 후배들에게 큰 공부가 되고, 자극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찬호는 18일 두산 투수들을 상대로 ‘프로선수의 목표의식’이란 주제의 특강을 통해 “프로선수는 항상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목표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워밍업 요령을 비롯한 운동방법은 물론 철저한 자기 관리 등 박찬호의 일거수일투족이 선수들에게 모범이 되고 있다”며 “쉬는 날에는 후배들을 불러 따로 밥을 사주며 격려하는 등 운동 이외의 시간에도 훈훈한 인간미를 발휘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경문 감독은 “찬호가 1박2일(KBS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면서 “감독으로서가 아니라 야구 선배로서 요즘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음달 5일까지 미야자키에 머물 예정이던 박찬호는 일정을 앞당겨 1일 귀국한 뒤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필라델피아 스프링캠프에 합류한다. 고려대 부속 구로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김 감독은 1일 미야자키로 복귀할 예정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화보]‘1박 2일’ 에 출연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인간적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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