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이 2월 11일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B조 4차전(對 이란)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
허 감독은 2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가진 출국 인터뷰에서 “이번 경기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적지에서 이란을 꺾어 실의에 빠진 국민들에게 기쁨을 안겨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허 감독은 “이란이 힘과 기술이 뛰어난 것은 분명하지만 축구는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다. ‘축구강국’ 브라질도 한국에서 진 적이 있지 않은가”라고 덧붙였다.
현재 2승1무(승점7)로 조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국은 2위 이란(1승2무)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 각 조의 상위 두 개 팀이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노릴 수 있긴 하지만, 치열한 순위 경쟁을 피해 굳건히 1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란전에서 반드시 승점 3을 확보해야 한다.
중동의 강호 이란은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한국의 이란전 상대전적은 8승5무8패. 이란 원정에서는 1무2패의 열세를 보이며 단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가맹국 중 한국이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 국가는 호주(5승8무7패), 사우디아라비아(4승6무5패)와 이란 등 세 나라뿐.
이에 허 감독은 상대의 세트피스 상황을 적극적으로 저지해 ‘테헤란 징크스’를 무너뜨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비 상황에서 이란의 세트피스를 대처하는 것이 승부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이란의 세트피스에 대한 대책을 고심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00년 레바논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이란을 2-1로 꺾었던 좋은 추억을 떠올린 허 감독은 “1996년 아시안컵 8강에서 한국이 2-6으로 패해 이란팬들이 손가락으로 2-6을 만들어 보이는 모습에 불쾌했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는 완벽한 승리로 이란에게 당한 치욕을 갚아주겠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제주도 전지훈련을 마치고 설 연휴 기간 잠시 해산했던 대표팀 19명은 지난 28일 파주 트레이닝센터(NFC)에 재소집 된 뒤 이날 아랍에미레이트(UAE) 두바이행 비행기에 올랐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비롯해 박주영(AS모나코), 이영표(도르트문트), 김동진(제니트), 오범석(사마라) 등 유럽파 다섯 명은 두바이와 테헤란에서 각각 대표팀에 합류한다.
대표팀은 UAE 두바이에 도착한 뒤 전술과 체력훈련을 병행할 예정이며, 다음 달 1일과 4일 각각 시리아와 바레인을 상대로 평가전을 치른 뒤 6일 오전 결전의 땅 테헤란에 입성할 계획이다.
인천공항=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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