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역투’ LG 2년차 투수 이형종 부활 선언

  • 입력 2009년 1월 30일 03시 01분


‘이제 더는 울지 않겠다. 모나리자처럼 미소 짓겠다!’

하루 일과를 적는 그의 노트 앞면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다.

LG 2년차 투수 이형종(20). 그는 두 번 울었다.

2007년 5월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광주일고와의 결승전. 서울고 에이스였던 이형종은 9-9로 맞선 9회 말 끝내기 안타를 맞자 마운드에 주저앉아 서럽게 울어 장안의 화제가 됐다.

지난해에는 남몰래 눈물을 흘렸다. LG에 신인 1차 지명을 받고 총액 4억5000만 원에 입단했지만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탓이다.

입단 동기 정찬헌(3승 13패에 평균자책 5.50)과 이범준(3승 2패에 평균자책 4.81)이 마운드에 오르는 모습을 보며 그는 다짐했다. 더는 울보가 되지 않겠다고.

“누군가 ‘너 또 울 거냐’라고 물었을 때 ‘울지 않겠다’고 말하는 건 변명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신 ‘미소 짓겠다’고 답하는 게 긍정적인 것 같아요.”

이형종은 자신과의 싸움에 한창이다. LG 재활선수 동계훈련지인 사이판에서 선배 박명환, 이동현과 함께 몸을 만들고 있다. 요즘은 55m 롱 토스도 소화하고 있다.

LG 김병곤 트레이너는 “형종이 몸은 80∼90%까지 올라왔다”며 “동계훈련을 잘 소화하면 올 시즌 시원한 강속구를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형종은 올해 몇 승을 거두겠다는 욕심은 버렸다. 재활에 성공해 1군에 남는 게 1차 목표다.

그는 “선발이든 불펜이든 제몫을 하고 싶다”며 “LG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데 힘을 보탠 뒤 활짝 웃겠다”고 말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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