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생애 최악의 부진(타율 0.248·8홈런·27타점)으로 ‘국민타자’와 ‘아시아의 대포’라는 명성에 치명상을 입은 이승엽은 명예 회복을 위해 이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마저 사양했다. 그러나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실력을 과시해야 할 처지다. 3루수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의 1루수 전향이 단순히 설에 그치지 않고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입단 이후 연일 일본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고졸 슈퍼루키 오타 다이시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쳐 정규시즌 개막 로스터에 진입, 주전 3루수를 꿰찰 경우에는 WBC에 참가한 뒤 복귀할 오가사와라가 1루로 돌아설 공산이 크다. 요즘 요미우리 코칭스태프와 일본 언론은 오타를 뉴욕 양키스로 떠난 ‘고질라’ 마쓰이 히데키를 대체할 재목으로 지목하며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승엽으로선 스프링캠프를 거쳐 시범경기까지 확실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만 한다. 역시 실력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길만이 명예 회복의 선결과제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