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허리-엉덩이 부상 고생한 연아는
양허벅지 근육 키우고 왼발 밸런스 조절
점프-회전능력 좋아져 아사다 압도할 것
■ 메이저리그 방출로 1년 가까이 쉰 병현은
하루 11시간 웨이트 트레이닝-왼손 강화
상체 흔들림 잡아줘 제구력 불안 완벽 치유
‘한국형 잠수함’ 김병현(30·전 피츠버그)은 3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부활할 수 있을까. ‘피겨 여왕’ 김연아(19·군포 수리고)는 2월 캐나다 밴쿠버 4대륙 피겨선수권에서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를 압도할 수 있을까.
어은실(재활훈련연구소 파워존 대표·사진) 박사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어 박사는 프로야구 이대진(KIA), 김선우(두산)와 프로농구 방성윤(SK), 김승현(오리온스), 김주성(동부) 등의 흐트러진 몸을 부활시킨 재활 전문가.
○ 김병현, 왼손 엄지에 힘을 주다
김병현은 지난해 3월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5이닝 동안 5홈런 8실점의 뭇매를 맞은 뒤 피츠버그에서 방출됐다.
그런 김병현이 이번에 WBC 후보 선수에 선발되자 야구 관계자들은 반신반의했다. 김병현은 1년 가까이 야구를 하지 않아 경기 감각을 되찾기 힘들다는 것.
그러나 어 박사는 “2004년부터 재활을 맡아 온 김병현의 몸은 여전히 유연하고 힘을 모아 던지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어 박사가 김병현의 투구 폼을 분석한 결과 전성기 시절과는 약간 달랐다. 글러브를 낀 왼팔에 힘이 빠졌다. 공을 던지는 오른팔과의 밸런스가 맞지 않았다. 왼팔의 반동을 이용해 공을 던지지 못하니 공 끝은 무뎌졌다.
이에 김병현은 어 박사의 지시에 따라 하루 11시간씩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서 왼손 강화 프로그램을 병행했다.
어 박사는 김병현이 와인드업할 때 상체의 흔들림도 잡아줬다. 몸통이 흔들리면 제구력 불안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김병현은 이달 초 미국으로 건너가 롱 토스를 시작했고 2월 대표팀의 하와이 전지훈련에서 실전 투구에 들어갈 예정이다.
○ 김연아, 하체에 힘을 싣다
김연아는 지난해 초 허리와 엉덩이 부근의 고관절 부상으로 고생했다.
어 박사는 김연아가 유연성은 좋지만 하체 근육이 약해 부상이 생긴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김연아는 허벅지 양 옆 근육이 발달해 있었다. 점프와 회전 능력을 키우기 위한 허벅지 앞뒤 근육은 상대적으로 약했다.
하체 훈련을 받은 김연아의 허벅지는 앞에서 보면 얇지만 옆에서 보면 넓어졌다.
어 박사는 “왼쪽으로 회전하는 몸통의 중심축인 왼발의 밸런스도 조절했다”며 “2월 4대륙 선수권은 물론 3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세계피겨선수권에서 아사다 마오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어 박사는 지난해 일본 시리즈에서 부진했던 이승엽(33·요미우리)에 대해서도 타격 밸런스를 되찾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이승엽은 유연한 몸에서 나오는 빠른 배트 스피드가 장점이다. 하지만 헬스클럽에서 근육을 키우면서 역효과가 났다. 근육을 만드는 것보다 스윙 스피드를 빠르고 정확하게 하는 훈련이 더 필요하다는 게 어 박사의 조언이다.
▼ 어은실 박사는 누구?
△연세대 간호학과 졸업, 동 대학원 체육학 석사, 고려대 대학원 이학박사 △선수 의료 트레이너 미국 국가 자격증 취득 △1988년 서울올림픽 수구 심판, 1998~2003년 LG스포츠단 수석 트레이너, 대한수영연맹 국제이사, 연세대 스포츠과학연구소 연구위원, 현 연세체육회 상임이사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