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학교축구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이 제도는 학기 중 토너먼트 대회를 폐지하는 대신 연중 지역 리그를 벌이고 연말 왕중왕전을 갖는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토론회에 나온 상당수 고교 지도자들과 학부모들은 이를 반대하고 있다.
○장기적 축구 발전을 위해 시행은 불가피
제도 도입 찬성 측은 축구 선수들이 학교 수업을 등한시하고 운동만 했던 기존 틀을 바꿔야한다고 주장한다. 공부와 운동을 병행해야만 장기적으로 축구 발전을 꾀할 수 있다는 논리다. ▲공부하는 풍토 ▲경기력 향상 ▲학부모 재정 감소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우상일 문체부 체육정책과장은 “학원 선수가 실업·프로로 진출할 수 있는 것은 5%에 불과하다. 남은 95%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기룡 축구협회 기획실 부장도 “팀 당 최소 18경기에서 22경기 이상 실전을 갖기 때문에 경기력에는 문제가 없다. 토너먼트의 폐단을 막기 위해 오래 전부터 꾸준히 얘기가 나왔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 다른 협회 관계자도 “이 제도는 확정이 아닌, 조율 단계에 있다. 간담회도 열 예정이다. 대학 진학 문제로 학부모들이 두려움을 호소하는데 이미 여러 학교들이 체육특기생 입학 요강을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의 목소리도 반영해야
리그제 시행을 반대하는 측은 ▲충분한 설명이 없었고 ▲대학 진학 때 불이익이 우려되며 ▲현장 여건을 무시한 정책이라고 대립각을 세웠다. 토론회 패널로 나선 오희천 통진고 감독은 “선수들이 공부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미 여의도고 등 일부 학교들은 모든 수업을 마친 뒤 훈련을 한다. 우리 학교도 오전 수업은 꼭 참석토록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협회와 문체부 등은 리그제 도입과 관련해 설명을 했다고 하는데 실상, 그 자리에 몇 명이나 참석했느냐”면서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 인조구장 등 환경도 안돼 있다. 현장 실상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덧붙였다. 한 학부모는 “작년 11월 정책이 발표된 뒤 5개월 만에 시행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난 아들이 시험대에 오르길 원치 않는다. 취지는 좋지만 저학년부터 시행되도록 2-3년 유예기간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