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의 간판스타 이형택(33·삼성증권·사진)이 다시 태극마크를 단다.
지난해 말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혔던 이형택은 4일 “다음 달 국가 대항전인 데이비스컵에 출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머잖아 코트를 완전히 떠나는데 내가 필요하다면 마지막 순간까지 대표팀에 있는 게 도리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10년 넘게 한국 테니스를 이끌어 온 그는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물려나려 했지만 “더 뛰어 달라”는 주위의 요청을 뿌리칠 수 없었다.
세계 116위 이형택이 가세한 한국 테니스 대표팀은 3월 6∼8일 우즈베키스탄과 데이비스컵 아시아-오세아니아지역 1그룹 첫 경기(4단식 1복식)를 치른다. 여기서 이겨야 5월 일본-중국과의 경기 승자와 월드그룹(세계 1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린다.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대표팀은 다음 주 전북 순창군에서 보름가량 합숙훈련을 한다.
테니스와 별 인연이 없는 지역이지만 방문경기를 치를 우즈베키스탄 나망간과 비슷한 분위기의 실내 경기장이 있어 현지 적응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김남훈 대표팀 감독의 설명이다.
개최국 우즈베키스탄은 데이비스컵 랭킹이 31위로 한국(20위)보다 낮고 데니스 이스토민(101위)을 제외하면 400위 이내의 선수가 없어 한 수 아래로 평가된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은 홈 이점을 위해 경기 장소를 국내에 잘 알려진 수도 타슈켄트가 아닌 한국식당도 없는 낯선 지역으로 잡았고 코트도 접하기 힘든 실내 클레이코트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형택은 “밥도 직접 해 먹어야 할지 모른다는 말이 있다. 후배들과 어려움을 뚫고 꼭 이기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