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자카 다이스케(29·보스턴)의 2008시즌 성적은 18승 3패. 일본 야구를 정복했던 ‘괴물’이 메이저리그도 호령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개막전이 일본에서 열려 마쓰자카는 홍보 효과를 위해 선발로 나섰다. 올해는 철저히 성적만으로 개막전 선발이 점쳐진다.
마쓰자카의 뒤를 받치는 건 오카지마 히데키(34)와 지난해 LA 다저스에서 18세이브를 올린 불펜 요원 사이토 다카시(39).
올 시즌 보스턴이 즐겨 쓸 것으로 예상되는 ‘필승 카드’로 보인다. 보스턴은 일본 사회인 야구 출신 다자와 준이치(23)까지 일본인 투수만 4명을 보유했다.
보스턴뿐만 아니라 올해 메이저리그에는 ‘저팬 신드롬’이 거세게 불고 있다. 2009시즌 메이저리그 그라운드를 누빌 일본인 선수는 현재 20명으로 역대 최다 규모다. 투수가 12명으로 가장 많아 일본인 투수 간의 맞대결도 예상된다.
요미우리 에이스로 활약하다 올 시즌 볼티모어로 이적한 우에하라 고지(34)는 보스턴과 같은 아메리칸리그 동부 지구에 속해 있어 마쓰자카와의 선발 대결이 유력하다. 일본 야구 신구(新舊) 에이스의 정면승부는 많은 이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인 메이저리거가 급증한 데는 이미 진출한 선수들의 활약으로 신뢰가 쌓였기 때문이다. 스즈키 이치로(36·시애틀)와 주전 2루수로 탬파베이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끈 이와무라 아키노리(30) 등이 대표적.
올 시즌 입단한 우에하라와 가와카미 겐신(34·애틀랜타) 등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 선수들이 대부분 일본에서 실력을 검증 받았다는 점도 성공 확률을 높이는 요소다.
고교 졸업 직후 혹은 대학교를 중퇴하고 서둘러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리는 한국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한국 선수는 최향남을 포함해도 5명에 불과하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한국 선수들은 병역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미국 무대에 진출하려 한다”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일본은 검증된 스타플레이어에, 한국은 젊은 유망주에 초점을 맞춘다”고 말했다.
근본적으로는 고교 야구팀 4000여 개(일본)와 50여 개(한국) 차이가 낳은 결과이기도 하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