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카페]‘어게인 월드컵’ 일회성 쇼는 안된다

  • 입력 2009년 2월 5일 02시 45분


대한축구협회는 3일 국제축구연맹(FIFA)에 2018년 또는 2022년 월드컵 유치 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축구계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침체된 국내 축구에 다시 한 번 붐을 일으킬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축구팬들 또한 한일 월드컵 때의 ‘붉은 물결’과 ‘4강 신화’ 재현에 대한 기대로 술렁이고 있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축구협회는 ‘갑작스럽게’ 유치 결정을 밝혔다. 사전에 논의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축구계의 폭넓은 여론 수렴 과정은 생략됐다.

이번 결정이 조중연 신임 회장의 전시행정이 아닌가 하는 얘기도 들린다.

기존 10개 경기장 중 서울월드컵경기장 등 소수를 제외하고는 만성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만약 유치에 성공했을 때 메인스타디움을 포함해 새로 짓는 경기장을 대회 이후 어떻게 활용할지 대책은 세워 놓았을까.

물론 축구협회는 심사숙고한 끝에 유치 신청을 결정했을 것이다. 이는 축구협회장 선거로 갈라졌던 축구인들을 다시 하나로 묶는 구심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충분한 준비와 공감대 없이 월드컵 유치전에 뛰어들어선 성공할 수 없다는 게 자명한 사실이다.

한 축구인은 “우리나라에는 ‘FC 코리아’밖에 없느냐”며 “천문학적인 유치 비용으로 K리그, N리그 등을 지원해 국내 축구의 내실을 다지는 게 더 나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지금부터라도 차분한 준비 속에서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 가야 한다. ‘축제의 장’이 될지, 아니면 ‘일회성 쇼’가 될지는 여기에 달렸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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