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형철 2군 감독의 증언에 따르면 일본 고지에서 1차 전훈을 지휘하는 김성근 감독은 3일 갑작스레 한국행을 통보했다. 최근 한국으로 돌려보낸 송은범 정상호 등 부상자 8명과 쭉 한국에 남아 재활훈련을 진행한 정경배의 상태를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매사 자기가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김 감독다운 행보다.
그러나 문학에 남아있던 코치, 선수들에게는 비상사태가 아닐 수 없었다.
‘5일 훈련, 1일 치료’ 패턴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재활을 진행중인데 김 감독이 “오후 6시에 문학에 들르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긴급 시찰에서 미흡한 구석이라도 나타나면 오키나와 2차 전훈 합류가 물거품이 되는데다 시즌 내내 완전히 눈 밖에 날 수도 있다.
이에 잔류 선수단은 잔뜩 긴장한 채 ‘점호’를 대비했지만 3일 오후 늦게 김 감독은 “안 간다”고 다시 통보해왔다. 결과적으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남아있는 사람들은 마음을 졸인 꼴이 됐다.
그래도 안심이 안 되는지 “감독님이 고지 캠프 휴식일에 맞춰 예고 없이 문학에 들이닥칠지도 모른다”며 경계하는 분위기다.
천리 밖 물 건너에 떨어져 있어도 ‘귀신 감독’의 손바닥 위에 있는 SK의 국내 잔류군 캠프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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