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 연결동작 감점 받아 ‘달빛’은 희미했다. ‘죽음의 무도’ 그림자에 가렸다. 아사다 마오는 4대륙선수권대회 첫날인 5일 출전자 36명 가운데 33번째로 등장했다. ‘죽음의 무도’를 배경 음악으로 선택한 김연아 바로 앞 순서였다. 파란 의상을 입고 등장한 아사다는 ‘달빛’이라는 곡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점프 연결 동작에서 회전수를 채우지 못했다. 57.86점을 얻은 아사다는 6위에 그쳤다. 현지 언론은 개막에 앞서 김연아와 아사다 둘 중에 한 명이 우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적어도 이날 아사다는 김연아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아사다의 부진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내달 열리는 로스앤젤레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최고의 컨디션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훈련을 조절하고 있다는 것. 아사다는 전담 코치인 타티야나 타라소바(62·러시아) 대신 보조코치와 함께 캐나다에 왔다. 그는 대회 전 “경기 장소가 내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곳이지만 이번에는 세계선수권을 향한 과정으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경기장에 적응하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퍼시픽 콜리시엄은 아이스하키 전용 경기장으로 국제대회 규격보다 세로가 4m 정도 짧다. 공식 연습을 마친 김연아가 “크게 영향 받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 반면 아사다는 “지금까지 연습해왔던 링크와 달라 잘못하면 착지를 하다가 펜스에 부딪힐 수 있다”며 예민하게 반응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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