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최고 점수를 받은 것은 경기 몇 시간 전에 이뤄진 최종 연습에서 어느 정도 예견됐다. 연습을 실전 같이 하면서 실수 없이 매끄럽게 진행됐다. 대회를 앞두고 컨디션이 좋았고, 이날 워밍업에서도 실수 없이 해냈다는 것은 그 만큼 실전에서 잘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최종 연습이 끝난 뒤 “감이 좋다”며 환하게 웃는 김연아의 한마디가 어쩌면 최고 점수를 받을 좋은 징조가 아니었나 싶다. 특별히 의미를 더하자면, 이날 경기 장소(퍼시픽 콜리시움 실내빙상장)가 내년 2월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곳이라는 점이다. 4대륙대회는 프레올림픽의 성격으로 열리고 있다. 비슷한 시기(2월)에 같은 장소에서 올림픽을 치를 김연아가 좋은 기억과 귀중한 경험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소득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그랑프리파이널 이후 특별히 달라진 점은 없다. 다만 시즌 막바지이니까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체력적인 부분에 신경을 썼고,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주안점을 뒀다. 매년 시즌 막판에 부상이나 통증으로 고생한 경험이 있는 김연아에게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지만 아직 대회가 끝난 것이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더 중요한 경기가 남아 있다. 7일 열릴 프리스케이팅에서 최종 순위가 가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게 하나하나 꼼꼼하게, 그리고 철저하게 준비하겠다는 것이 김연아의 생각이다.
IB스포츠 부사장
스포츠지 축구팀장, 영국 유학, 월드컵마케팅대행 등 다양한 경험을 했고, 현재는 스포츠마 케팅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