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는 최근 센터 도널드 리틀의 교체를 검토하며 미국 선수를 국내로 불렀다. 항공료와 일당 등으로 2000만 원 넘는 돈을 들였다. 그러나 기량이 신통치 않아 헛돈만 썼다.
10일에는 대마초 흡연 혐의를 받고 있던 외국인 선수 3명에 대한 검찰의 모발 검사 결과 2명에게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혐의를 인정한 SK 디앤젤로 콜린스와 다른 한 명은 불구속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해 1승이 절박한 중위권 팀에서 뛰고 있어 해당 구단은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간다.
1997년 프로농구 출범 후 도입된 외국인 선수는 색다른 볼거리와 국내 선수 기량 향상 등에 일조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잦은 선발제도 변경, 뒷돈 의혹, 대마초 사건 등이 끊이지 않은 데 이어 올 시즌 막판에는 소나기처럼 불상사가 쏟아지고 있다.
이런 악순환은 프로농구를 주관하는 한국농구연맹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듯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약류 사용만 해도 이미 2002년 재키 존스와 에릭 마틴이 대마초의 일종인 해시시 흡입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연맹은 불시 검사 같은 제도 보완과 엄격한 제재 등을 추진했으나 흐지부지됐다.
각 팀은 외국인 선수가 한 해 농사를 결정짓다 보니 지나친 구단 이기주의로 시행착오를 부추겼다.
현장에서는 철저한 규정 준수에 따른 자유 선발, 팀당 1명 보유에 1명 출전 등을 해결책으로 내놓는다.
올해 올스타전은 위기를 극복하자며 ‘희망’을 타이틀로 내걸었다. 외국인 선수 문제가 더 곪지 않아야 그 희망도 찾을 수 있다. 연맹과 구단이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사심 없이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