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19·고려대 입학 예정)가 ‘치명적인 유혹’에서 벗어났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 IB스포츠는 3월 로스앤젤레스 세계선수권대회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루프 대신 더블 악셀을 시도할 것이라고 10일 밝혔다. 트리플 루프는 스케이트 오른쪽 바깥 날을 사용해 공중 3회전하는 기술(기본 점수 5.0점)로 2바퀴 반을 회전한 뒤 착지하는 더블 악셀(3.5점)보다 난도가 높다. 김연아는 7일 밴쿠버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트리플 루프를 시도하다 쓰러졌다. 지난해 10월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는 점프 도중 포기했다. 고난도 기술에 대한 심리적 부담 탓일까. 김연아는 “연습 때는 잘되는데 실전에서는 안 된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김연아는 최근 2년간 트리플 루프 성공률이 40%에 머물렀지만 성공했을 때의 짜릿함을 잊지 못한다. 2007년 11월 모스크바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 트리플 루프에 성공해 프리스케이팅 최고기록(133.70점)을 세웠다. 그 전 3차 대회에서 역전 우승을 이룬 것도 트리플 루프의 성공 덕분이었다. 하지만 김연아는 안정적인 점수를 얻기 위해 더블 악셀을 선택했다. 더블 악셀은 기본 점수는 트리플 루프보다 낮지만 김연아가 완벽하게 소화하는 기술이다. 가산점까지 받으면 오히려 트리플 루프 기본 점수를 능가한다. 김연아는 화려한 기술 대신 안정적인 기술을 선택했다. 하지만 내년 밴쿠버 동계올림픽까지로 한정했다. 트리플 루프는 김연아가 진정한 피겨 여왕이 되기 위해선 언젠가 풀어야 할 숙제이기 때문이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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