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작지만 뜻깊은 응원전

  • 입력 2009년 2월 11일 20시 40분


"이란에 34년을 살면서 이렇게 많은 한국 응원단을 본 건 처음이네요."

11일 이란전이 열린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은 이란 관중 일색이었다.

하지만 관중석 곳곳에서는 "대~한민국!"을 외치는 응원전이 펼쳐졌다. 한국 응원단 350여명은 수만 명의 이란 홈팬들에 맞서 결코 뒤지지 않는 응원전을 펼쳤다.

이란 교포 이승순 씨는 "테헤란에서 한국팀 경기를 많이 봤지만 오늘처럼 한국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컸던 건 처음"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이란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지사와 상사 주재원 등을 합쳐 약 400명. 현지 교포 대부분이 만사를 제쳐두고 한국 응원에 나섰다. 대사관 직원들과 가족, 멀리 한국에서 날아온 붉은 악마 응원단 40여 명이 가세했다.

대사관은 대형 태극기를 마련해 대표팀에 힘을 불어 넣었다. 붉은 악마 응원단은 이날 도착해 경기가 끝난 뒤 바로 귀국하는 피곤한 일정이었음에도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의 붉은 티셔츠를 나눠 입고 목이 터져라 한국을 응원했다.

한국 응원단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이란 관중이 빠져나갈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각자 자리 주변을 정리한 뒤 행사를 마무리했다.

이란 교포들은 그런 한국 응원단을 뿌듯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테헤란=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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