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이승철의 몸살리고 장타치고]카트에서 내려 걸으라

  • 입력 2009년 2월 14일 02시 58분


척추건강 지키려면

‘여수에 가면 돈 자랑 말고, 순천에 가서는 인물 자랑 말고, 벌교에서는 주먹 자랑하지 마라’는 얘기가 있다.

부산 금정구 노포동에 자리 잡은 부산CC 회원들 사이에서도 이와 비슷한 재미있는 말이 있다. “부산CC에서는 나이 자랑, 돈 자랑, 골프 잘한다는 자랑을 하지 마라”는 것이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사단법인 골프장인 부산CC 회원의 평균 연령은 66세로 여느 골프클럽보다 높다. 회원 가운데 부산 지역 재력가가 많고 구력이 장구하니 기량 또한 뛰어나다. 골프에 미치면 많은 것을 버려야 된다고들 하는데 돈도 많고 골프도 잘한다면 무엇이 더 부럽겠는가?

하지만 의사 시각에서 볼 때 이 골프장의 자랑거리는 따로 있다. 바로 건강이다. 젊은 시절 정열을 다해 일에 성공하고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겼지만 건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인가. 그때는 돈 자랑, 골프 자랑도 다 부질없어진다.

부산CC의 내장객을 보면 주로 60대 이상인데도 똑바로 멀리 공을 날리는 고수가 많다. 회원 1060명의 평균 핸디캡은 14∼15 정도라고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 대부분이 카트를 이용하지 않고 걸어서 라운드를 한다는 점이다.

요즘 대부분의 골프장에서 보편화된 카트가 부산CC에 도입된 것은 2007년 6월로 2년이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골퍼만 이를 사용하고 있다. 다른 골프장보다 코스의 업 다운이 심한데도 내장객들은 숨 가쁘게 걸어 다니며 공을 친다. 참으로 건강하고 행복해 보인다.

초보자라면 이리저리 공을 따라 뛰어다니느라 카트가 있든 없든 차이를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실력이 되는 골퍼는 라운드 중 공을 쫓아 여기저기 다닐 필요가 없기 때문에 카트를 타면 걷는 양이 줄어든다.

따라서 골퍼에게는 빠른 플레이를 하면서 부지런히 걷기를 권한다.

척추 건강을 지키는 데 걷기 운동만큼 좋은 것도 없다. 평소 매일 1시간씩 걷는다면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건강을 얻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골프를 하는 이유로 조금이라도 걷기 위해서라고 대답하지만 요즘 골프장에 가보면 이런 풍경은 좀체 보기가 힘들다.

탁 트인 벌판에서 자연을 즐기며 경기할 수 있는 골프, 여유를 가지고 걸으며 라운드하기를 바란다.

척추 전문 에스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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