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은 16일 안산와동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08-2009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구리 금호생명을 75-67로 꺾고 15연승을 이어갔다. 15연승은 2003여름리그에서 삼성생명이 세운 이후 2번째. 당시 박정은, 이미선, 변연하, 김계령 등 황금멤버로 구성됐던 삼성생명의 기록은 다시는 넘을 수 없는 벽으로 불렸다.
경기 전부터 신한은행 벤치에는 활력이 넘쳤다. 가벼운 부상으로 결장중인 전주원은 “남은 경기를 다 이기면 19연승”이라면서 “남편이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기록을 세우라고 했다”며 웃었다. 비록 경기에는 나서지 못하지만 “후배들을 믿는다”고 했다.
정선민(15점)은 “내 기록을 깨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정선민은 신세계 소속이던 2000년 여름리그와 플레이오프, 겨울리그까지 16연승을 맛봤다. 하지만 WKBL은 단일리그에서만 연승기록을 인정하기 때문에 공식기록은 아니다. 정선민은 “당시 장선형. 이언주, 양정옥 등 뛰어난 멤버와 함께 했지만 지금의 신한은행이 더 강하다”고 단언했다.
“정규리그 우승 확정 이후 (연승 때문에) 더 긴장된다”고 엄살을 부렸지만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도 여유가 있었다. “2008년의 마지막 경기니 잘해보자”, “2009년의 첫 경기니 이기자”, “삼천포에 왔으니 지방 팬들에게도 멋진 농구를 보이자”, …. 임 감독은 올 시즌 전술지도보다 선수들을 독려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하지만 연승기록이 부각된 다음부터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선수들이 ‘알아서’ 투지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금호생명 이상윤 감독마저 “요즘 같아서라면 누구도 막을 수 없다”고 혀를 내두른 최윤아(23점)는 3쿼터 중반 루스볼을 따내기 위해 엔드라인 밖으로 몸을 날렸다. ‘신한은행의 독주 때문에 여자농구가 재미없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연승기록으로 이슈를 만들겠다’고 독기를 품은 신한은행. 그래서 절대강자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신한은행은 21일 천안에서 KB국민은행을 상대로 16연승 신화창조에 도전한다.
안산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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