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다 바꿔!… 히딩크, 선수들 담금질 돌입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2월 18일 02시 58분


21일 애스턴 빌라와 데뷔전

보통 새 감독이 부임하면 그후 몇 달간을 허니문 기간이라 부른다.

최근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루이스 펠리프 스콜라리 전 감독도 그 달콤함을 맛봤다. 그의 영입이 확정된 뒤 축구 전문가들과 첼시 팬들은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칭찬 릴레이를 펼쳤다. 그러나 팀이 삐걱거리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다. 결국 스콜라리 감독은 한 시즌도 못 버티고 짐을 쌌다.

첼시의 새 사령탑 거스 히딩크 감독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러브콜을 받고 런던에 입성한 그를 현지 언론은 개선장군이라 불렀다. 개성이 강하기로 유명한 첼시의 주축 선수들도 그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주 공격수 니콜라 아넬카와 디디에 드로그바는 “히딩크 감독을 위해 좋은 활약을 펼치겠다”고 입을 모았다.

히딩크 감독은 불명예스럽게 퇴장한 전임 감독들과 다른 전철을 밟을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우선 그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와 사이가 좋다. 그동안 구단주와의 마찰이 전임 감독들의 발목을 잡았다.

선수 기량보다 팀 분위기 쇄신이 선결 과제인 첼시의 현 상황에 ‘히딩크 옵션’이 최선이란 평가도 나온다.

MBC 서형욱 해설위원은 “외부 충격이 가해지면 내구성이 생기게 마련”이라며 “심리전의 달인인 히딩크 감독은 첼시에 가장 효과적인 충격”이라고 말했다.

KBS 한준희 해설위원은 “지금 첼시에 필요한 건 노련함과 카리스마를 갖춘 지도자”라며 “단기 프로젝트의 마술사인 히딩크 감독이라면 정규리그는 어렵더라도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성공은 기대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17일 첼시의 첫 훈련을 시작으로 히딩크 감독은 본격적으로 첼시 담금질에 들어갔다.

히딩크의 데뷔전은 21일 정규리그 3위 애스턴 빌라와의 일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경기는 챔피언스리그 유벤투스와의 16강전이다. 전문가들은 히딩크 감독의 성공 여부가 첫 단추를 얼마나 잘 꿰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히딩크 매직’이 첼시에서도 통할지 관심이 쏠린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