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컷오프 첫 경험은 쓴 보약”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2월 18일 02시 58분



골프 시작한 영광서

영광 되찾기 강훈련


“처음으로 돌아가야죠. 그래서 훈련도 영광에서 하기로 했어요. 영광을 되찾아야죠.”

쓰라린 상처를 안았지만 표정만큼은 여전히 밝았다.

‘골프 지존’ 신지애(21·미래에셋).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SBS오픈 출전을 마치고 16일 귀국한 그는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빌딩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뒤늦게 스폰서 조인식을 했다.

화제는 역시 LPGA투어 정식 멤버 데뷔전인 SBS오픈에서 맛본 쓰라린 첫 컷오프 탈락이었다.

신지애는 “샷은 괜찮았는데 퍼트가 엉망이었다. 지난 3년 동안 너무 잘돼 자만한 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회에서 그는 86%의 페어웨이 안착률에 75%의 그린 적중률을 보였으나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가 34.5개까지 치솟았다.

“보약 같은 경험이었다”는 신지애는 18일 힘겨운 중고교 시절을 보낸 전남 영광군으로 내려가 일주일가량 훈련한다. 그는 10년 전 여기서 처음 골프를 시작했다. 중학교 3학년 때 교통사고로 세상을 뜬 어머니의 산소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당시 신지애는 월 60만 원에 불과한 아버지의 수입만으로는 골프를 하기 어려웠다. 숙박비를 아끼려고 오전 2시에 대회 장소로 떠났고 주차장에서 찬 김밥으로 허기를 채웠으며 어머니 조의금으로 들어온 1500만 원으로 골프에 매달렸다. 고난 끝에 그는 골프 여왕으로 성장해 지난해 50억 원이 넘는 수입을 올렸다.

다음 주 태국에서 열리는 LPGA투어 혼다타일랜드대회에 초청 받은 신지애는 “초심으로 돌아가 훈련만 할 생각이다. 하루에 7시간 넘게 퍼터와 씨름하겠다. 주위에 지켜보는 분이 많아 잘 쉬지도 못할 테니 제대로 연습할 것 같다”며 웃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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