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희의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던 텐플러스 스포츠 김동호 팀장은 18일 동아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조)원희는 영국 워크 퍼밋(취업비자) 발급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이미 스티브 브루스 감독과 브렌다 스펜서 사장이 OK한 상태이기 때문에 사장이 출장에서 돌아오는 23일 입단식을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팀장은 “입단 테스트를 받는 동안 감독과 코치에게 워낙 좋은 인상을 심어줬다. 최근 토트넘으로 둥지를 옮긴 팔라시오스의 대체자라고 까지 평가 받았을 정도다”면서 “성실한 훈련태도 역시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인식시켜준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김 팀장의 말을 뒷받침해 <스카이 스포츠>, <더 선> 등 대부분의 영국 언론들은 브루스 감독이 조원희의 기량에 만족감을 드러내 18개월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청운의 꿈을 안고 지난달 프랑스로 건너간 조원희는 AS모나코에서 1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팀의 주전 공격수로 거듭난 박주영과 한솥밥을 먹는 듯 보였다.
하지만 모나코가 ‘비(非) 유럽연합(EU) 선수’ 보유제한 문제에 걸리자 세부조건 협의만 남았던 조원희의 이적 문제도 지지부진해졌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 이적시장 개폐(開閉)에 부담은 없었지만, 그토록 바라던 유럽진출의 꿈을 눈앞에서 접어야 하는 위기에 몰렸던 것이다.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애가타자 조원희측은 현실적으로 유럽 이적시장이 열리는 올 여름까지 모나코 이적이 어렵다고 판단, 프랑스 타팀으로 임대까지 고려하던 상황에서 뜻밖의 제안을 받았다.
텐플러스 스포츠의 유럽 파트너사인 제스그룹 모나코의 권유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위건에서 테스트를 받게 된 것이다. 갑작스런 계획수정에 당황할 만도 했지만, 당초 잉글랜드 진출을 자신의 최종목표로 삼고 있었던 조원희에게는 더 없이 좋은 기회였다.
결국 황금 찬스를 놓치고 싶지 않았던 조원희는 그 동안 대표팀에서 선보였던 안정된 플레이와 성실한 훈련 태도로 브루스 위건 감독과 코칭스태프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브루스 감독은 팔라시오스의 이적 공백을 메울 특급자원을 물색하고 있던 중 때마침 조원희란 ‘대어’를 낚게 돼 시기적으로도 잘 맞아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남은 비자문제만 해결된다면, 조원희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전 토트넘), 설기현(전 풀럼), 이동국(미들즈브러), 김두현(웨스트 브롬위치)에 이어 6번째 한국인 선수로 ‘꿈의 무대’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하게 된다.
조원희는 이미 프랑스에서 동계훈련을 해왔던 터라 위건의 전술만 잘 숙지한다면, 곧바로 경기에 투입된다 하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조원희의 데뷔전은 워크 퍼밋을 받은 뒤 오는 3월 1일 첼시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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