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이 외국인 선수 매튜 존 앤더슨(22)을 두고 종종 하는 말이다. 미국 배구국가대표 출신일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갖고 있지만 5라운드가 지난 지금도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경험이 많지 않아 한국무대에 완전히 적응이 덜 됐기 때문이라는 평이다. 김 감독은 “힘든 훈련을 시킬 때면 여기가 아프다 저기가 아프다며 꾀를 부릴 때도 종종 있다. 꾸짖자니 상처 받을까봐 그렇게도 못해 속이 탄다”고 토로한 적도 있다.
이런 앤더슨의 유일한 낙은 미국에 있는 가족들과의 전화통화.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숙소에서도 시간 날 때마다 부모님과 화상통화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화면상으로나마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주던 부모가 직접 경기장을 찾았으니 앤더슨이 어찌 힘을 내지 않을 수 있으랴. 앤더슨의 부모는 이날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 부랴부랴 경기장을 찾아 아들을 응원했고 앤더슨은 부모 앞에서 20점을 올리며 팀의 3-0(25-23 25-22 25-23) 완승을 이끌었다. 현대캐피탈은 21승 4패로 1위 자리를 굳게 지켰고, 최근 5연승을 달리던 대한항공은 6경기 만에 패배를 당하며 15승10패로 3위에 머물렀다.
한편 앞서 벌어진 여자부 경기에서는 37점을 올린 김연경의 맹활약을 앞세워 흥국생명이 GS칼텍스를 3-2(19-25 25-21 25-27 25-20 15-11)로 꺾고 4연패에서 벗어났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