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前)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기도 한 박용성 회장은 19일,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제37대 대한체육회장선거에서 총50표 중 26표를 획득, 체육회장으로 선출됐다.
박 회장이 과반수의 득표를 함으로써 1차 투표만으로 선거가 마무리 됐다.
박상하(64) 후보가 12표, 이상철(67) 후보는 5표, 유준상(67) 후보 4표, 장주호(72), 장경우(67) 후보는 각각 1표, 박종오(61) 후보는 무 득표에 그쳤다. 최만립(75) 후보는 정견 발표를 통해 후보직을 사퇴했다.
역대 최다인 8명의 후보가 출마한 이번 선거에서 박 회장은 경력과 조직력에서 가장 앞서 나머지 후보들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았다.
특히, 2005년 두산그룹 기업비리로 징역3년을 선고받고, 13개월 동안 IOC위원자격이 정지됐던 일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각 경기단체는 공약보다는 인물을 택했다.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 간의 갈등조율, 체육회와 국민체육진흥공단 간 통합 문제, 체육회의 재정자립향상 등 굵직한 현안을 앞에 둔 상황에서, 정·재계에 두루 영향력을 지닌 인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대의원들을 직접 찾아다니는 적극적인 득표 작전도 주효했다.
박 회장은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에 이어 국제연맹(Ifs)과 IOC 위원,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위원장을 모두 거치는 두 번째 국내 체육인이 됐다.
기업인이 체육회장에 오른 것은 정주영 현대그룹회장(1982-1984년)에 이어 25년 만.
박 회장은 “절반을 딱 1표 넘겨 절묘하게 26표를 던진 것은 잘하지 못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경고로 받아들이겠다”면서 “내년 이맘때쯤에는 약속대로 체육회를 제대로 챙긴다는 것을 실증해 보이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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