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열리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설 ‘김인식호’의 28명 최종 엔트리가 확정됐다. 김인식 감독은 23일(이하 한국시간) 하와이 센트럴 오아후 리저널 파크에서 “아픈 선수를 계속 데리고 갈 수는 없었다. 일단 예선을 통과해야 본선을 도모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박진만 제외 사실을 밝히면서 “유격수 주전은 박기혁이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박진만이 내야 수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해 되도록 박진만을 끝까지 엔트리에 넣을 생각을 했던 게 사실. 그러나 22일 밤 3시간에 걸친 코칭스태프 회의에서 박진만의 부상 상태를 들어‘어쩔 수 없지만 빼고 가자’는 코치들의 의견이 다수를 이루자 미련을 접었다. 박진만이 최종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그동안 ‘탈락 예상 리스트’에 올랐던 이범호(한화)와 최정(SK)은 그대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게 됐다.
믿음과 팀워크를 중시하는 김 감독은 “코치들이 아무래도 나보다 진만이를 더 잘 알지 않겠느냐”면서 ‘진짜’ 부상선수가 나타나지 않는 한 2라운드에서도 박진만을 다시 부를 계획이 없음도 덧붙였다.
박진만의 중도하차시 대안으로 염두에 뒀던 손시헌(두산)도 따로 부르지 않을 계획. 기존 선수들을 보내고, 새 선수를 불러들이면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팀워크가 깨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박진만은 “감독님 입장을 이해한다”면서 이날 훈련 후 동료들의 손을 붙잡으며 이별의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한편 ‘김인식호’의 최종 엔트리 28명은 투수 13명, 포수 2명, 내야수 7명, 외야수 6명 등으로 확정됐다<2면 그래픽 참조>. 박찬호(필라델피아), 이승엽(요미우리), 김병현(전 피츠버그) 등 해외파는 물론이고 국내파 박진만 김동주(두산) 등 과거 대표팀 주축 멤버들이 대거 빠졌고, 대신 김광현(SK) 류현진(한화) 추신수(클리블랜드) 이대호(롯데) 김태균(한화) 등 ‘젊은 피’로 새롭게 무장했다.
하와이|배영은 기자 yeb@donga.com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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