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 스포츠클럽] ‘상반된 훈련량’ SK·롯데 누가 웃을까

  • 입력 2009년 2월 24일 07시 56분


세계 프로야구팀 가운데 가장 많은 연습량을 소화한다는 SK 와이번스, 국내 프로구단 중 가장 적은 연습시간을 소화하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두 팀의 금년 성적이 어떻게 될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2년 연속 우승팀 SK는 김성근 감독의 스타일이 정착되면서 강팀 반열에 우뚝 섰고, 미국인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메이저리그 스타일로 팀을 운영하면서 지난해 4강 진출과 함께 롯데 팬들을 열광 시켰다.

김성근 감독은 끊임없는 주전경쟁과 특정 선수에 얽매이지 않는 야구를 선호한다. 그러나 다른 국내 감독들과 경기 운영의 차이는 있지만 봄 캠프 동안 하루 연습량에서 아주 큰 차이는 없다. 국내 8개 구단 가운데 롯데만이 훈련시간이 가장 짧다. 운동장에서 3-4시간 정도 연습 후엔 스스로 자기관리 속에 연습량을 보완해야 한다. 얼마 전 사이판 전지훈련장을 돌아 봤을 때 현지에 있던 LG의 단체 연습량에 비해 롯데는 2분의 1 또는 3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지난해에 이어 롯데의 연습은 집중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를 들면 타자가 많은 양의 타격연습보다는 한 타석에 몇 개씩만 치면서 초구부터 실전처럼 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방식이다. 그런 스타일은 필자가 1984년 베로비치 다저타운의 다저스 캠프를 방문했을 때나, 1990년 토론토 블루제이스 마이너리그 코치를 했을 때와 비교해도 변치 않는 미국의 고전적 연습방법이다.

실제 롯데의 경우도 김무관 타격코치가 타격연습 때 공의 개수를 추가하려고 하면 로이스터 감독이 이를 허락지 않는다. 다른 팀과 달리 감독, 코치간에 연습량을 두고 즐거운 승강이가 펼쳐진다. 그것을 김무관 타격코치는 스톱(Stop)의 미학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풍만감 보다는 집중력에 초점을 맞추라는 감독의 야구관으로.

이쯤에서 과연 어느 정도의 봄 캠프 연습량이 좋은지, 어떤 스타일이 좋은지는 본인의 시각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현재 로이스터 감독의 연습 스타일은 필자도 짧은 기간이었지만 시도해보았고 이광환 감독도 오랜 기간 시도해 보았던 방법이다. 중요한 점은 스포츠에서는 결과를 낳아야 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기량 정도, 주변 환경, 선수층과 팀내 경쟁구도, 성장과정의 운동 스타일 등을 고려해서 적용해야만 한다.

그러고 보면 2년 연속 우승한 SK 스타일이 금년에도 빛을 발휘하느냐 아니면 한국야구 파악을 끝마친 롯데의 스타일이 금년에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는 큰 흥밋거리다. 필자의 견해로는 젊은 신인급 선수들은 기본기 완성을 위해 많은 훈련량이 필수적일 것이고 1군 무대의 주전급 선수는 스스로 관리를 하면서 부상예방, 체력유지에 맞춰야 한다고 본다. 미국 역시 마이너리거의 연습량은 메이저리거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프로야구는 8개 구단 감독이 각기 다른 색깔일 때 더욱 재미있다. SK의 3연패 도전과 롯데의 강풍이 올해도 이어질지에 따라 봄 캠프 훈련량에 대한 논쟁은 계속 이어질지도 모른다.

야구해설가

오랜 선수생활을 거치면서 감독, 코치, 해설 생활로 야구와 함께 살아가는 것을 즐긴다. 전 국민의 스포츠 생활화를 늘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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