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양준혁-구대성-전준호 가세
“마해영 선수(39·전 롯데·2008년 말 은퇴)가 8년 만에 골든글러브를 받았다죠. 그런데 저는 14년 만입니다.”
송진우(43·한화)는 2002년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1989년 프로에 데뷔한 그는 서른여섯 살 때인 2002년 국내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150승을 달성한 뒤에야 골든글러브를 손에 쥐었다.
30대 후반은 여느 운동선수라면 은퇴를 생각할 시기. 하지만 송진우는 이미 200승을 꿈꾸고 있었다.
4년 뒤 그는 꿈을 이뤘다. 불혹(不惑)의 나이에 2006년 8월 28일 KIA와의 경기에서 200승 고지에 올랐다.
올해도 그는 현역 최고령으로 뛴다. 올해는 외롭지 않다. 구대성(한화), 전준호(히어로즈), 양준혁(삼성) 등 40대에 접어든 1969년생 후배들이 현역 선수로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송진우는 올해 선발이나 불펜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공 스피드는 예전만 못하지만 경기 운영 능력이나 수비 실력은 여전히 정상급이다.
그는 지난달 출범한 프로야구 대스타 모임인 성구회(星球會) 회장도 맡아 야구 꿈나무 육성과 사회 공헌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구대성은 2006년 37세이브, 2007년 26세이브로 한화 뒷문을 책임졌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부상 여파로 세이브가 하나도 없다. 올해는 ‘대성불패’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해로 삼았다. 2년차 용병 브래드 토마스(32)와 함께 마무리로 나선다.
양준혁과 전준호도 은퇴는 생각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 타율 0.278로 잠시 주춤했던 양준혁은 올해 다시 3할 복귀를 노린다.
18년 동안 기복 없는 활약을 해 온 전준호는 팀의 선수층이 얇은 탓에 팀 내 비중이 오히려 높아졌다.
김동수(41·히어로즈) 역시 올 시즌 선수 겸 코치로 뛰기로 했다.
이처럼 40대 현역이 늘어난 이유는 선수 자신의 철저한 자기 관리와 스포츠 과학이 발달한 덕분이다. 연투를 강요받던 과거와 달리 혹사당하는 선수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부쩍 늘어난 40대 현역들의 야구 잔치는 계속된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동아일보 김재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