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서 미안하다. 오랜만에 18홀을 걸어서 돌다 보니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몰랐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8개월 전처럼 여유가 넘쳤다. 지난해 6월 US오픈 우승 뒤 왼쪽 무릎 수술을 받고 잠시 그린을 떠났던 우즈는 액센추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 개막을 앞둔 25일 대회 장소인 애리조나 주 마라나 리츠칼튼골프장에서 연습 라운드를 했다.
예정보다 1시간 늦게 기자회견장에 도착했지만 농담으로 분위기를 띄운 우즈는 회견 내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우즈는 “무릎이 아플 때와는 전혀 다르다. 컨디션이 아주 좋다”며 “최대한 빨리 리듬을 찾도록 노력하겠다. 지금 상태로는 그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즈는 수많은 취재진과 갤러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연습 라운드를 시작했다. 강하고 정확한 스윙은 무릎 수술을 받기 전과 별 차이가 없었다. 쇼트 게임은 전보다 더 나아진 듯했다. 우즈는 “그동안 쇼트 게임 연습을 많이 했다. 그동안 내가 잊고 있던 샷도 살려냈다”고 말했다.
2003, 2004년과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우즈는 26일 한 번도 대결한 적이 없는 세계 랭킹 64위 브랜든 존스(호주)와 1회전(64강)을 치른다.
부상으로 한동안 쉬었지만 전문가들은 우즈를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았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홈페이지는 전문가 10명의 우승 예상을 게재했는데 10명 모두 우즈를 우승 후보 1순위로 꼽았다.
우즈는 2003년과 지난해 무릎 수술로 두 달 남짓 쉰 뒤 치른 복귀전에서는 모두 우승했다. ‘골프 황제’가 8개월을 쉬고도 컴백 무대에서 우승컵을 안을지 주목된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