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점 주희정 “병현아, 봤지”

  • 입력 2009년 2월 26일 08시 06분


역시 주희정-마퀸 챈들러 콤비.

전주 KCC 강병현(192cm)은 인천 전자랜드에서 이적한 이후, 가파른 상승세다. 실력은 물론이고 ‘F4’ 바람을 타며 귀공자 같은 외모까지 팬들에게 어필,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쏟아지는 인터뷰 일정을 조율하느라 KCC 프런트는 골머리를 앓는다. 그가 가장 존경하는 선수는 안양 KT&G의 야전사령관 주희정(180cm). 경기 전, 강병현에게 “많이 떴다”고 농담을 건네자, 강병현은 “주희정 선배를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고 했다.

강병현은 주희정의 경기만큼은 녹화화면으로라도 꼭 돌려본다. 쉴 새 없이 코트를 누비는 ‘빠른 농구’가 그의 모델. 25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T&G와 KCC의 경기. 주희정은 ‘차세대 가드’ 강병현에게 공격형 가드의 모든 것을 선보이며, 한 수를 지도했다.

경기 전, KT&G 이상범 감독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22일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93-85로 승리했지만 주포 마퀸 챈들러가 무릎부상을 당하는 출혈이 있었다. KCC가 하승진(223cm)을 중심으로 높이의 농구를 구사한다면 KT&G는 주희정-챈들러 콤비의 스피드에 의존하기에 KT&G의 경기전망은 밝지 않았다.

보통 풀타임 가까이 소화하던 챈들러는 이 날 경기에서 3쿼터까지 14분23초를 출장하는데 그쳤다. 그만큼 주희정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주희정은 챈들러의 공백을 메우려는 듯, 득점에 치중하며 4쿼터까지 30점을 쓸어 담았다. 4쿼터 종료 15초전. KT&G는 78-77로 앞선 상황에서 주희정이 자유투 2개를 얻었지만 1개 밖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어 KCC 임재현의 버저비터가 터져 79-79, 승부는 원점.

연장전에 접어들자, 주희정의 자유투 실패를 만회하려는 듯, KT&G 챈들러의 슛이 불을 뿜었다. 챈들러는 종료 2분34초. 82-81로 앞선 상황에서 3점 슛에 이어 덩크슛까지 터트려 승부의 추를 돌려놓았다. 결국 자신의 정규리그 최다 34점을 기록한 주희정이 막판 4득점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은 KT&G의 91-86 승리. 한편, 잠실학생체육관에서는 창원 LG가 ‘신인’ 기승호(18점)를 앞세워 서울 SK를 79-75로 따돌리며 4연패 이후 2연승을 달렸다.

안양|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화보]‘개인 최다 34득점’ KT&G 주희정, KCC 격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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