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기록에 도전한다.’
3월 15일 열리는 2009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0회 동아마라톤대회의 관전 포인트는 각 부문 기록 경신 여부. 남자부에선 케냐의 건각들이 대회 기록이자 국내 개최 대회 최고기록인 2시간7분06초 경신에 도전하고 여자부에서도 중국 전사들이 2시간19분51초를 무너뜨리겠다고 벼르고 있다.
남자부에선 2004년 남아공의 거트 타이스가 세운 기록이 5년째 깨지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새미 코리르(2시간7분32초)와 제이슨 음보테(2시간7분37초), 에드윈 코멘(2시간7분45초) 등 케냐 3인방이 모두 2시간7분대를 기록했지만 아깝게 대회 기록 경신에는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는 로버트 체보로르(2시간6분23초)와 윌슨 온사레(2시간6분47초), 모세스 아루세이(2시간6분50초), 찰스 키비와트(2시간6분52초) 등 2시간6분대의 케냐 4인방을 포함해 케냐 군단 14명이 대회 기록을 경신해 ‘검은 대륙’의 자존심을 세우겠다고 선언했다.
보통 아프리카 선수들만 경쟁할 경우 레이스 막판이 되면 기록이 아닌 상금만을 위한 순위 싸움으로 변해 기록 단축이 어렵게 된다. 하지만 한국의 간판 마라토너 이봉주가 버티고 있고 엄효석(이상 삼성전자)과 서행준(건국대) 등 한국의 유망주들도 30km가 넘을 때까지 레이스를 벌일 것으로 보여 아프리카 선수들을 자극하고 있다. 2007서울국제마라톤에서 레이스 막판 30m 차를 극복하며 2시간8분04초로 역전 우승했던 이봉주는 다시 한 번 “노장은 살아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이봉주는 2000년 도쿄마라톤에서 세운 한국 최고기록(2시간7분20초) 경신에도 도전한다.
여자부에서도 대회 기록 및 한국 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장잉잉(2시간22분38초)과 웨이야난(2시간23분12초), 장수징(2시간23분17초) 등 중국 3인방이 2006년 중국의 저우춘슈가 세운 여자부 기록(2시간19분51초)에 도전한다. 특히 웨이야난은 2002, 2007년, 장수징은 2003, 2008년 서울국제마라톤 챔피언으로 유독 서울 코스에 강한 면모를 보여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이은정(삼성전자)은 2004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26분17초로 1997년 권은주가 세운 한국기록(2시간26분12초)에 겨우 5초 차로 뒤져 기록 경신에 실패했던 한을 풀겠다고 벼르고 있다.
서울국제마라톤 코스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알아주는 평탄한 코스다. 출발부터 16km까지 완만한 내리막을 형성한 뒤 잠깐 오르막이 있고 대부분 평지다. 35km 지점에서 36km까지 오르막이 있지만 표고차가 5m도 안 돼 마라토너들의 발목을 잡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