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우수도 지나고 이제 곧 따뜻한 봄날이 찾아온다. 꽁꽁 언 땅을 바라보며 녹색 필드를 그리던 골퍼라면 누구나 하루라도 빨리 필드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겨우내 착실히 다음 시즌을 준비해 온 경우라면 안심이지만 아무런 준비 없이 갑자기 무리한 스윙을 하게 되면 크고 작은 부상을 입거나 기존 질병의 악화를 피할 수 없다.
중년 이후의 골퍼는 유연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특히 몇 달간 제대로 된 운동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더욱 문제가 되는데 자신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큰 스윙을 하게 되면 다칠 수도 있다. 올바른 스윙 크기를 정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가지고 있는 회전 반경을 점검해 보는 게 좋다.
바닥에 고정돼 있는 의자에 허리를 펴고 앉아 양손을 앞으로 곧게 펴서 내민다. 이때 손을 교차하여 손등을 마주 닿게 한다(그림①). 백스윙을 하는 것 같이 서서히 몸통을 돌려 통증을 느끼지 않는 한 최대한 척추를 비튼다(그림②). 반대 방향도 마찬가지다(그림○3). 이 범위가 자신의 척추를 돌려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스윙 범위다. 여기서 추가로 한쪽 골반 위로 체중을 옮겨 반대쪽 골반을 살짝 들어 주면 팔이 좀 더 회전하게 되는데 스윙이 이 범위를 넘어가서는 안 된다. 만약 이 범위를 넘어 스윙을 크게 하기 위해 척추를 더 비틀려고 한다면 목, 허리, 갈비뼈 부위의 부상이 발생할 수 있다.
골프로 인한 부상 중 대부분은 한 번의 사고 때문이 아니라 잘못된 동작의 반복으로 인해 생긴다. 자신의 능력을 미리 알고 거기에 맞춰 연습해야 부상을 막을 수 있다. 앞서 말한 점검을 해 보면 생각보다 자신의 허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하지만 유명 프로 골퍼와 비교해 볼 때 스윙아크가 몹시 작고 힘이 없어 보여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는 자신의 특성에 맞춘 최적의 스윙 크기일 뿐 다른 사람과 비교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앤서니 김도 미국프로골프투어에서 알아주는 장타자이지만 체격은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 정도이고 백스윙의 크기도 유연한 다른 선수들에 비해 작은 편이다. 돌아가지 않는 허리를 억지로 돌려 무리한 스윙을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장타를 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니어 투어의 선수들 역시 젊은 시절 멋진 스윙 폼을 포기하고 약간은 우스꽝스럽더라도 자신의 신체 상태에 맞는 스윙 폼으로 바꾸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어려서부터 골프를 배운 유연한 선수들도 나이가 들면서 그 스윙 크기를 바꾸는데 성인이 돼 골프를 배운 일반인들이 자신에게 맞는 스윙 폼을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이 원칙을 잘 지킨다면 부상 없는 시즌을 보낼 것이다.
척추 전문 에스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