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효과’…대표팀 무게추 묵직

  • 입력 2009년 2월 28일 07시 44분


추신수(27·클리블랜드)가 들어오니 ‘교통정리’가 됐다. 어수선함 대신 정돈된 팀 플랜이 비로소 드러나기 시작했다. 타순이 완성됐고, 이대호의 방망이까지 회복됐으니 가히 ‘추신수 효과’라 할만하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한화전을 통해 지각 합류한 추신수를 처음으로 실전 가동시켰다. 대표팀의 첫 야간 평가전이기도 했는데 3번 겸 지명타자로 출전한 추신수는 1회 볼넷-3회 중견수 플라이-4회 삼진-6회 몸에 맞는 볼-8회 우전안타를 기록했다. 지나칠 정도로 과감한 공격 성향을 내심 염려했지만 1회 투스트라이크 이후에도 볼넷을 골라내는 등 출루능력도 보여줘 김인식 감독을 흡족케 했다. 6-8회엔 득점도 올렸다. 8회엔 원바운드로 볼이 들어올 때 잽싸게 2루로 뛰어 살았다. 폭투로 기록되긴 했지만 김민호 주루코치가 “방망이만 잘 치는 줄 알았는데 베이스러닝도 정말 좋더라”고 감탄할 만큼 스타트가 일품이었다.

중견수 플라이도 굉장히 멀리 뻗어갔다. 김 감독은 “애들이 자극 받겠어. 역시 묵직한 맛이 있어”라고 기다린 보람이 있다는 듯 칭찬 세례를 퍼부었다.

실제 4번 김태균과 5번 이대호도 멀티히트를 터뜨렸다. 대표팀은 추신수를 3번에 고정시키고, 컨디션에 따라 김태균-이대호를 4-5번에 번갈아 집어넣을 방침이다.

그러나 정작 추신수는 “배트 스피드가 안 나왔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메이저리거다운 승부욕이다. 실제 추신수는 경기 전 동갑인 이대호, 김태균과 “오늘 가장 낮은 타율로 끝난 선수는 밥을 사게 하자”라고 내기를 걸었다. 출루는 3차례나 했지만 안타에서 밀렸기에 추신수는 “(약속대로) 밥을 사야겠다”고 경기 후 말했다.

대표팀은 클리블랜드와의 ‘약속’에 따라 도쿄 라운드에서 추신수를 딱 1경기만 우익수로 쓸 수 있다. 따라서 27일 평가전은 대표팀의 베스트 라인업에 근접하다고 볼 수 있다. 대표팀은 28일 한화와 최종 평가전을 치른 뒤 하와이 캠프를 마감한다. 직후 결전지 도쿄를 향해 날아가 1일 오후 2시30분 나리타 공항에 입성한다.

하와이|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화보]WBC 대표팀 하와이 전지훈련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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