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자본주의 경제체제하에서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특히 IB스포츠는 2008년 영업이익이 65억9000만원 임에도 환율상승에 따른 환차손으로 31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IB스포츠가 쉽게 양보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태의 근본원인은 IB스포츠의 싹쓸이 중계권확보에 있다. 메이저리그, 아시아축구연맹주관경기, 이종격투기 UFC, 세계육상경기, 이탈리아 세리에 A의 국내중계권부터 김연아, 정대세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IB스포츠는 블랙홀처럼 국내중계권 및 스포츠마케팅 시장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성과는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뛰어났다. 단지 문제는 환율로 인해 그러한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는 것일 뿐.
인간이나 조직은 궁극적으로 어떤 기준에 의해 평가받는가. 수많은 기준이 있지만 결국 ‘과거의 행태’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그동안 IB스포츠는 스포츠시장에서 매우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 왔다. 일부에서는 IB스포츠가 최소한의 시장질서마저 무너뜨린다는 우려를 해왔다. 메이저리그 중계권만 하더라도 그렇다. 현재 한국과 일본에서 메이저리그 중계는 ‘계륵’으로 불리고 있다. 2008년 국내시청률도 0.2%에 지나지 않는다. ‘애국가 시청률’수준의 메이저리그 중계권을 2009년부터 7년간 7000만 달러에 계약한 곳이 바로 IB스포츠이다.
과도한 욕심은 결국 재앙을 잉태한다. 경제가 어렵다고 타협하라는 것이 아니다. 중계를 하지 않으면, 지상파 방송사도 IB스포츠도 부담이다. 그중에서 누가 더 손해인가. 당연히 재판매 중계권료를 전혀 챙길 수 없는 IB스포츠가 타격을 받는다. 지상파 방송사는 경제가 어렵다는 핑계로 버틸 수 있다. 광팬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인터넷을 뒤져 생중계를 볼 것이다. 단지 안타까운 건 WBC가 당연히 생중계될 것으로 여기는 불특정 팬들에 대한 배신이다. WBC는 누가 뭐래도 지상파 방송사가 중계를 하는 것이 맞다. IB스포츠의 전향된 자세만이 해결의 단초이다. 지상파 방송사도 팬들의 기대치를 조금만 더 헤아려 주기를 고대한다.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스포츠에 대한 로망을 간직하고 있다. 현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