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일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의 칼링컵 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득점 없이 비겨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맨유는 에드윈 판데르사르 대신 이날 선발로 나온 후보 골키퍼 벤 포스터에게 모든 것을 걸어야 했다.
승부차기를 시작하기 전 짧은 휴식 시간에 포스터는 골키퍼 코치 곁으로 갔다. 그리고 무엇인가를 함께 보기 시작했다.
포스터가 본 것은 아이팟에 담긴 토트넘 선수들의 과거 페널티킥 영상.
웃는 얼굴로 먼저 골대에 선 포스터는 첫 번째 선수로 제이미 오하라를 맞았다. 아이팟 영상에 의하면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컵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과의 16강전에서 오하라는 페널티킥 때 왼쪽으로 공을 차 넣었다.
오하라가 슛을 쏘자 포스터는 기다렸다는 듯이 왼쪽으로 몸을 날렸다. 공은 골대 밖으로 튕겨 나갔다.
포스터는 경기 뒤 “오하라가 즐겨 차던 방향으로 킥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았다. 사전에 준비가 돼 있었다. 이것은 아주 환상적인 도구다”라고 말했다.
결국 맨유는 4-1로 이겼다.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규정에 어긋난 일은 없다”며 문제가 없음을 밝혔다. 아이팟이 축구 선수의 필수품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