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의 여기는 도쿄!] ‘일본도 손봐주마’ 한국, 9-0 대만 맹폭

  • 입력 2009년 3월 7일 07시 19분


한국이 이렇게 대만을 크게 이긴 적이 언제였더라. 주요 국제대회에서 일본이 한국을 힘겨워했듯 한국은 대만을 껄끄러워했다.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예선(5-4)부터 1999년 서울 아시아야구선수권(5-4),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결승(4-3),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2-0), 2007-2008베이징올림픽 예선(5-2, 4-3), 본선(9-8)에 이르기까지 그랬다. 2003년 삿포로(4-5)와 2006년 도하(2-4)에선 아예 패했다.

그렇기에 6일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대만전 대승(9-0)은 ‘대만 징크스’를 털어냈다는 데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박찬호가 등판한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결승전(16-5, 7회콜드게임승) 이후 최다 점수차다. 또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에 수모를 안겼던 예즈시엔 대만 감독에게 치욕을 되갚았다는 점에서 통쾌감마저 안겨준다.

○국민감독의 관록+베이징 키드의 여유

심적으로 가장 부담스러운 첫 경기였건만 경기 전, 한국 코치진과 선수들은 여유가 넘쳤다. 김인식 감독은 오히려 평소보다 더 평온한 안색을 보여 승부사다운 내공과 관록을 비쳤다. 이에 감화된 선수들도 서로 농담과 장난을 치는 등, 마치 평가전을 앞둔 분위기였다. 일각에선 베이징 금메달로 자신감이 붙은 덕분이란 해석까지 내놓고 있다.

이런 공기는 고스란히 경기력으로 이어져 1회 승부를 결정지었다. 선발 류현진은 1회초 1번 린저쉬앤을 볼넷 출루시켰으나 2번 장즈시앤의 번트 뜬공을 잡은 뒤 1루로 송구, 더블아웃으로 흐름을 반전시켰다.

곧 이은 반격에서 1번 이종욱-2번 정근우(사구)-3번 김현수의 연속 4사구로 만루가 되자 4번 김태균이 2타점 좌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어 6번 추신수의 볼넷으로 다시 만루가 됐고, 7번 이진영은 볼카운트 1-1에서 대만 선발 리전창의 142km 직구를 당겨 쳐 우중월 만루홈런을 만들었다. 비거리 135m의 대형 축포였다.

한국은 5회에도 이대호의 적시타와 김현수의 발로 추가점을 냈고, 6회엔 정근우가 2점홈런(비거리 115m)을 보탰다.

도쿄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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