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 대쓰요] IF, 1회 대만 번트실패 없었다면…

  • 입력 2009년 3월 7일 07시 45분


한국대표팀으로선 아주 중요한 게임을 의외로 쉽게 풀어간 경기였다. 두팀의 색깔, 컨디션 조절 차이, 분석력 등에서 우열이 가려졌고 도쿄돔에만 오면 잘하는 이진영의 만루홈런 한 방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회 양팀 희비가 그대로 결과로 이어진 게임이었다.

○한국을 도와준 대만의 1회 번트 실수

1회 대만 번트 실패가 안 나왔더라면 게임 양상이 달라질 수 있었다. 한국 선발 류현진은 긴장해서인지 초반 제구가 안 되며 흔들렸다. 선두타자 린저쉬앤에게 볼넷을 내 줄때 불안했는데, 대만이 느닷없이 번트 작전을 냈고 2번 장즈시앤의 타구는 투수 정면으로 향했다. 더블플레이가 되면서 우리 분위기가 살아났고, 류현진도 페이스를 찾았다. 아마추어 출신 대만 감독은 이날 게임이 한두점 승부가 될 것으로 본 모양인데, 여기서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예상보다 더 떨어진 대만의 투수력

일본은 한국 대표팀이 몸쪽 공략에 약점이 있다고 보고 있는데,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은 몸쪽 공을 잘 안 잡아주는 등 우리를 도와주고 있다. 일본전을 앞두고 바람직한 현상이다. 대만 선발 리전창은 1회 이종욱에게 볼넷을 내 주자 이종욱의 빠른 발을 의식하다 몸에 맞는 볼을 내 주는 등 초반부터 흔들렸다. 대만 투수진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예상보다 제구력이 많이 떨어졌다.

○여유 있었던 한국

우리 타자들은 상당히 여유가 있었고, 기다릴 줄 알았다. 볼에 배트가 잘 안 나갔는데, 이는 분석력의 승리로 볼 수 있다. 대만전 수확 중 하나는 추신수다. 추신수는 일본에 와서 제대로 훈련도 못했는데 세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치면서 타격감을 점차 찾아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추신수의 안타는 우리 대표팀이 거둔 부수적 수입이라고 볼 수 있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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