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역대 드라마 주인공] ‘약속의 8회’… 이번에도 부탁해!

  • 입력 2009년 3월 7일 07시 51분


다시 일본전이다.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첫경기에서 대만을 격파한 한국은 7일 ‘숙적’ 일본과 만나게 됐다. 여기서 이기면 곧바로 2라운드가 열리는 미국행 티켓을 얻게 된다.

역대 한·일전은 숱한 드라마를 연출해왔다. 특히 한국이 이길 때는 어김없이 8회에 일본을 함락시켰다. 한국으로서는 ‘약속의 8회’, 일본으로서는 ‘악몽의 8회’로 기억될 만하다. 이번에도 과연 또다시 8회 드라마가 펼쳐질까. 그렇다면 그 주인공은 누가될까. 역대 8회 드라마의 주인공을 다시 살펴본다.

○1963년 아시아선수권 -김응룡 쐐기 투런포

역대 한·일전의 8회 드라마의 첫 주인공은 김응룡(현 삼성 사장)으로 기억되고 있다. 서울에서 열린 제5회 아시아선수권대회. 한국은 해방 후 일본에 7전 전패를 당해 ‘오르지 못할 나무’처럼 여겨졌다.

김응룡은 일본과의 최종전에서 1회초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았다. 그리고 살얼음판 리드를 이어가던 8회초. 박현식의 볼넷 후 김응룡이 회심의 120m짜리 중월 2점포를 작렬하며 3-0 승리를 이끌었다.

사상 처음 일본을 꺾는 순간, 일제시대 설움을 겪었던 국민들이 서울운동장에서 뛰어내려와 선수들을 얼싸안고 펑펑 울었다.

○1982년 세계선수권-한대화 결승 3점포

잠실구장에서 열린 제27회 세계선수권대회. 한국은 7회까지 단 1안타에 그치며 0-2로 끌려갔다.

8회말. 선두타자 심재원(작고)의 중전안타와 김정수(작고)의 2루타로 1-2로 추격한 뒤 계속된 1사3루서 김재박의 ‘개구리번트’로 동점에 성공했다. 그리고 2사 1·2루서 한대화가 왼쪽 폴 상단을 직격하는 결승 3점홈런을 때리면서 5-2로 역전승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이승엽 2루타

시드니올림픽 동메달 결정전. 0-0으로 팽팽하던 8회말. 2사 2·3루서 ‘국민타자’ 이승엽이 일본의 괴물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이어 김동주의 우전적시타로 3-1 승리하면서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을 획득했다.

○2006년 WBC-이승엽 2점포, 이종범 2루타

도쿄돔에서 열린 1라운드에서 1-2로 끌려가던 8회초.

이승엽의 우월 2점홈런으로 극적인 3-2 역전 드라마를 만들었다. 미국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라운드에서 0-0으로 팽팽하던 8회초. 1사 2·3루서 이종범이 후지카와 규지를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날리면서 2-1 승리를 거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승엽 결승 2점포

준결승에서 일본과 만났다. 2-2 동점인 8회말. 무사 1루서 그전까지 25타수 3안타로 부진하던 이승엽이 통쾌한 2점홈런을 터뜨렸고, 그 기세를 몰아 6-2로 승리했다. 한국은 사상 처음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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