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3년 전과는 분명히 다른 사실이 하나 있다. 리그전 방식이었던 제1회 대회에서는 강적 일본을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3전승으로 지역예선 관문을 돌파한 반면 이번 대회에서는 7일 일본과 첫 대결에서 참담한 2-14, 7회 콜드게임 패를 당하는 등 홍역을 앓았다. 2라운드에서 더욱 심기일전이 필요한 이유다. 과연 2라운드는 어떻게 대비해야 또 한번 한국 야구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을까.
○투수진 재정비가 시급하다!
1라운드에서 한국은 류현진-김광현-윤석민의 3각 선발 로테이션을 꾸렸다.
그러나 김광현이 ‘일본 킬러’의 명성에 큰 흠집을 얻어 2라운드 이후 선발진 운용에 빨간 불이 켜졌다. 다행히 2라운드 첫 경기까지는 1주일의 여유가 있다. 불펜투수들이 원기를 회복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일 뿐더러 김광현이 구위를 되찾는데도 요긴한 시간이다.
물론 김광현의 자신감 재충전 여부는 별도다. 따라서 김광현에게는 선발보다는 부담이 덜한 중간계투로 한차례 정도 등판, 구위를 점검하고 자신감을 되찾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 어쨌든 김광현이 살아나야 대표팀은 보다 강해질 수 있다.
○추신수&이대호를 살려라!
대표팀 유일의 빅리거인 추신수의 기용폭도 대표팀의 2라운드 성적을 좌우할 중대 변수다. 1라운드에서 드러났듯 추신수를 지명타자로 한정하다보니 3루수로 자동 고정된 이대호의 수비 약점이 두드러지면서 김인식 감독의 용병술에도 큰 제약이 뒤따랐다.
추신수는 10일(한국시간) 애리조나 도착 직후 일단 소속팀 클리블랜드 관계자들을 만나 몸상태를 점검받아야 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또 한번 ‘파동’이 재현될 우려도 있다. 추신수 스스로 “많이 좋아졌다”고 밝히고 있는 만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클리블랜드와 WBC 조직위원회를 효과적으로 설득, 추신수에게 채워진 ‘족쇄’를 풀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1라운드는 잊어라!…분위기 일신·발야구 부활 절실
3년 전 일본은 한국에 2패를 먼저 당하고도 초대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최종적으로 한국은 6승1패, 일본은 5승3패였는데도 대회 규정상 일본은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다. 더블 일리미네이션 방식을 도입한 이번 대회의 규정도 오십보백보다. 라운드별로 거듭 2위에 턱걸이하더라도(누적시 최대 4패) 4강에 올라 우승을 넘볼 수 있다. 1라운드의 부진을 얼마든지 만회할 기회가 주어진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다시 목표의식을 일깨우고 팀워크를 다질 필요가 있다. 같은 맥락에서 1·2번 테이블세터들도 분발해야 한다. 1라운드에서는 실종되다시피 한 ‘발야구’가 되살아나야 대표팀의 2라운드 전망도 한층 밝아지기 때문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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