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렘Ⅱ는 10일(한국시각)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주 이근호와 입단협상을 벌였지만, 양측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아 계약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빌렘Ⅱ는 “이근호는 좋은 인상을 남겨 올 여름 계약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완전히 유럽리그 진출이 물 건너간 것은 아니지만, 여름이적시장이 문을 여는 오는 6월까지 무적선수로 지내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해외진출 초읽기에 들어갔던 이근호의 협상 실패의 원인은 무엇일까.
▶시기가 맞지 않았다
최근 5명의 미드필드(아크귄, 마티센, 콰스텐, 보이듈, 달) 자원이 부상을 당한 빌렘Ⅱ는 중원 조직력이 붕괴되면서 부진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올 시즌 18개 팀 중 12위에 쳐져 있다는 것이 이에 대한 방증.
당초 빌렘Ⅱ는 골 결정력 부족 숙제를 풀기 위해 이근호와 접촉했지만, 미드필드 보강이 더 절실해져 최정방과 측면 등 다른 포지션을 소화하는 이근호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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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서 빌렘Ⅱ는 이근호와의 협상을 접고 지난해 FC서울에서 잠시 뛰다 방출당한 키키 무삼파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촉박했다
지난해 소속팀과 대표팀을 아우르며 맹활약을 펼친 이근호는 시즌이 끝나자마자 스페인, 벨기에 다수의 클럽들과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협상이 지지부진해지자 K-리그로 눈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K-리그 등록 마감일인 지난 2일 빌렘Ⅱ로부터 급하게 연락을 받은 이근호는 네덜란드로 출국했다. 우승에 근접해 있는 국내 구단으로의 이적을 포기하면서까지 내린 결단이었다.
그렇지만 시간이 촉박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빌렘Ⅱ에서 입단 테스트 제의가 왔지만, 먼저 구단 내부사정을 파악했어야 했다. 무엇보다 원 소속팀 대구와 먼저 계약을 한 뒤 해외진출을 타진했어도 훨씬 여유 있게 추진했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근호는 K-리그에서조차 뛸 수 없는 무적선수로 전락해 버렸다.
▶무적선수를 벗어날 방법은?
현재 이근호측은 다른 해외 구단과의 협상 여지를 남겨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미 잇단 협상 실패로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던 이근호로서는 국내로 복귀해 유럽 여름이적시장 때 다시 해외진출을 모색해야 한다.
이근호가 K-리그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단 한가지 방법 밖에 없다. 대구가 이근호를 자유계약으로 풀어주는 것. 이렇게 될 경우, 오는 20일까지 등록이 가능하다.
과연 이근호가 K-리그에서 와신상담(臥薪嘗膽)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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