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연맹은 1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위원장 곽영철)를 열고, 7일 FC서울과의 K리그 개막전에서 0-6으로 크게 뒤진 후반 25분 자신의 골이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은 것에 불만을 품고 심판에게 ‘주먹 감자’를 날린 이천수에게 이같은 처벌을 내렸다. 상벌위는 더불어 사회봉사활동 차원에서 출장정지 기간 3차례 열릴 홈경기 때 킥오프 전, 국제축구연맹(FIFA) 페어플레이기 입장 기수로 나서란 명령도 함께 내렸다.
프로 선수가 페어플레이기를 드는 사회봉사 명령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머리를 짧게 깎은 채 회색 정장 차림으로 상벌위에 출석한 이천수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죄송하다.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다. 이번 일을 계기로 새로운 이천수로 거듭나겠다”고 했지만, 3년 주기로 실수와 사과를 반복하는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이번에 사과를 하더라도 또 다시 물의를 빚을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다는 우려다.
소속팀 전남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구단에 읍소해 이천수에게 새 기회를 부여한 박항서 전남 감독은 “딱히 할 말이 없다. (선수와)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았다”고 했고, 전남 관계자도 “개막전 대패와 이천수 건으로 선수단 분위기가 가라앉을까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전남은 추가 징계는 내리지 않겠지만 3개월 뒤 열릴 연봉 협상에는 이번 건을 반영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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