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난타 II’…그가 또 무너졌다

  • 입력 2009년 3월 13일 07시 36분


김광현(21·SK)이 또 무너졌다. ‘미소왕자’가 미소를 잃었다.

김광현은 12일(한국시간)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연습경기에 선발등판했지만 3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2.2이닝 동안 5안타 1볼넷 2탈삼진 3실점. 1회 2사까지는 잘 잡았지만 샌디에이고 간판타자인 브라이언 자일스에게 좌전안타, 4번 클리프 플로이드에게 중전안타를 내줬다. 1회와 2회를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타순이 한바퀴 돈 뒤 시작된 3회 연타를 허용했다. 선두타자 조디 게럿에게 우전안타, 1사 후 자일스에게 우월 2루타로 첫 실점. 플로이드를 삼진으로 잡았지만 카일 블랭크스에게 볼넷 후 체이스 헤들리에게 펜스 상단에 맞는 2타점 중월 2루타를 허용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7일 도쿄 1라운드 일본전에 선발등판, 1.1이닝 8실점으로 최악의 결과를 내며 무너졌던 김광현이기에 이날의 실패는 대표팀으로서도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김광현의 이날 투구를 어떻게 봐야할까. 김인식 감독은 경기 후 “김광현이 일본전 이후 컨디션이 얼마나 올라왔는지 체크했다”면서 “볼 자체는 그때보다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시차적응이 덜 된 탓이겠지만 공이 높았다. 국내에서 던지던 패턴은 안 된다. 슬라이더가 높은 데서 스트라이크존에 떨어지면 다 친다. 낮아야 살아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광현은 “내가 느끼기에는 구위는 괜찮은 것 같은데 주심이 스트라이크를 안 잡아주거나 빗맞은 안타가 나오는 등 운이 안 따라줬다. 일본전에서도 첫 타자에게 얻어맞고 당황했는데 심리적 어려움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 같다. 밥을 제대로 못 먹고 시차적응이 힘들지만 앞으로 많이 자고 기분전환을 하겠다”고 말했다.

종합해보면 결국 현재는 심리적 치유가 관건으로 보인다. 계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당장 13일 새벽 5시30분(현지시간 낮 1시30분) LA 다저스와의 평가전을 끝으로 16일부터 2라운드에 돌입해야한다. 더 이상 연습경기 등판이 없다. 김인식 감독은 “김광현, 류현진, 윤석민을 선발로 생각했다. 2라운드에서는 한계 투구수가 85개로 늘어나지만 선발투수가 조금만 빈틈을 보이면 빨리 바꾸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6일 2R 1차전 등판 불가능

이날 김광현은 15타자를 상대하며 57구를 던졌다. 투구수 50개를 넘으면 무조건 4일을 쉬어야하는 WBC 규정이 연습경기에까지 적용되는 것으로 나타나 16일의 2라운드 1차전 등판은 불가능해졌다. 2라운드에서 최대 3경기를 치러야 4강 진출을 확정하기에 대표팀은 부진하지만 지난해 최고투수인 김광현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피닉스(미 애리조나주)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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