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부문 우승자 2人 소감

  • 입력 2009년 3월 16일 02시 52분


▼남자부 케냐 아루세이▼

21㎞ 지점 지나면서 우승 확신

30km 지점을 지나며 선두그룹에서 치고 나온 모세스 아루세이(26·케냐·사진)와 데제네 이르다웨(31·에티오피아). 하지만 둘의 맞대결은 오래가지 않았다. 2km 남짓 앞서거니 뒤서거니 레이스를 펼친 뒤 독주를 시작한 아루세이는 그대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15일 열린 2009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0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1위(2시간7분54초)를 차지한 아루세이는 레이스를 마친 뒤에도 쌩쌩한 모습이었다.

아루세이는 “생애 최고의 대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21km를 지나면서 우승을 확신했다”며 “거리에 선 서울 시민들의 응원은 많은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 참가 선수 중 3위 기록(2시간6분50초) 보유자로 로버트 체보로르(31) 등 자국 동료들과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처음 참가한 한국 대회였지만 어려움은 없었다. “출발할 때 날씨가 춥긴 했지만 코스는 평탄했고 레이스는 편안했다”고 밝혔다.

173cm, 56kg으로 마라토너로서 이상적인 체격 조건을 갖춘 아루세이는 이제 갓 20대 중반을 넘겼다. 그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이다. 그는 “한국은 기회의 땅인 것 같다. 다시 와서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자부 에티오피아 구타▼

시민들이 응원해줘 큰 힘 됐어요

여자부 우승을 차지한 로베 톨라 구타(24·에티오피아·사진)는 잠실 주경기장 잔디밭에 다리를 쭉 뻗고 앉았다. 녹초가 됐지만 관중들이 사진을 찍자고 하자 밝게 웃으며 어깨동무를 했다.

그의 옆에는 자국에서 온 소녀 바샤두 다바 양(14)이 있었다.

다바 양은 동아일보와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이 에티오피아 육상 꿈나무를 상대로 펼치는 희망 프로젝트에 선발된 아이. 한국은 처음이다.

구타는 열 살 아래 다바 양에게 자신의 월계관을 씌워주며 웃었다.

“오늘은 내 월계관을 너에게 씌워주지만 언젠가는 네가 우승해서 나에게 월계관을 씌워줬으면 좋겠어.”

구타는 먼 타지까지 와 응원한 후배에게 우승 장면을 보여줘서인지 뿌듯해 보였다.

“출발할 때는 날씨가 상당히 추웠어요. 하지만 많은 한국인이 도로변에서 응원해줘서 힘이 됐습니다.”

2006년 함부르크, 2008년 쾰른 마라톤에서 우승한 구타는 2005년부터 서울국제마라톤 여자부 우승을 독식해 온 중국의 벽을 4년 만에 깼다.

구타는 웨이야난(2007년 우승), 장수징(2008년 우승)과 힘겨운 레이스를 펼쳤지만 결국 가장 먼저 골인했다. 자신의 최고 기록에는 1분 2초 뒤진 2시간25분37초의 기록이었다. 그는 “내년에도 우승을 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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