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루세이 32㎞서 스퍼트… 결승선까지 독주

  • 입력 2009년 3월 16일 02시 52분


■ 레이스 상보 및 전문가 분석

출발할 때 섭씨 0.5도에 해가 따스하게 비치는 화창한 날씨, 그리고 깔끔한 페이스메이킹. 더 없이 좋은 조건이었지만 32km 이후의 독주 상황이 기록 경신을 막았다.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이순신장군 동상 앞을 출발해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 이르는 42.195km 풀코스에서 열린 2009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0회 동아마라톤대회.

남자부에서 케냐의 건각들이 2004년 거트 타이스(남아공)가 세운 대회 최고 기록(2시간7분06초) 경신에 도전했지만 모세스 아루세이(케냐)가 너무 일찍 치고 나오는 바람에 2시간7분54초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대회는 2시간 6분대 기록을 기대하며 5km마다 페이스메이킹을 15분대 초반으로 맞추려 했다. 10∼15km 지점에서 15분30초로 다소 늦었지만 30km까지는 합격점을 받았다.

하지만 30km 지점에서 페이스메이커가 빠지고 이뤄지는 본격 레이스에서 아루세이가 32km에서 스퍼트할 때 다른 선수들이 따라붙지 못한 게 2시간6분대 기록 수립에 장애가 됐다.

황규훈 건국대 감독은 “2, 3명의 선수가 붙어줬더라면 아루세이도 힘을 더 냈을 텐데 1위를 굳힌 순간부터 페이스가 늦어졌다”고 분석했다. 아루세이의 2시간7분54초는 국내 대회 역대 6위 기록.

한편 이날 국내 선수들의 선전은 돋보였다. 지영준(경찰대)은 30km까지 케냐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2시간10분41초(국제 5위)로 레이스를 마감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황준현(한국체대)도 28.3km에서 처지긴 했지만 초반 레이스에서 케냐 선수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았다.

여자부에서는 에티오피아의 로베 톨라 구타가 처음부터 독주한 끝에 우승했다. 한국의 이선영(안동시청)은 25km까지는 중국의 웨이야난에게 뒤졌지만 30km 이후 역전해 국제 2위로 들어왔다.

황 감독은 “전반적으로 무난한 레이스였다. 남자부에서 다른 케냐 선수들이 너무 일찍 떨어지는 바람에 대회 기록은 경신되지 않았지만 국내 선수들이 아프리카의 건각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점에서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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