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골드대회’ 승격 땐 세계적 마라톤 축제로 발돋움

  • 입력 2009년 3월 16일 02시 52분


국제수준 기록 추가 배출… 내년 승인 가능성 커져

‘황금 마라톤’이 국내에서도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2009 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대회가 15일 수준급 기록들을 추가로 배출하면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인정하는 최고 수준 대회인 ‘골드 대회’에 다가섰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에서 열리고 있는 마라톤대회는 수준이 높은 순서대로 골드, 실버, IAAF 인증 대회로 나뉜다.

평가 항목은 대회 전반에 걸쳐 다양하다. 대회 역사와 최근 3년간 기록, 참가자 수, 최근 5년간 IAAF로부터 코스 심사를 받았는지, 방송 중계 여부와 대회 규모 등이 심사 대상이다.

서울국제마라톤과 중앙서울마라톤, 조선일보춘천마라톤은 2008년과 2009년 나란히 골드 대회 인증을 노렸으나 실패했다. 서울국제마라톤과 중앙서울마라톤은 실버에 그쳤고, 조선일보춘천마라톤은 등급을 받지 못했다. IAAF가 탈락 사유 등을 밝히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인 결격 이유를 확인할 수는 없다.

다만 육상 관계자들은 국내 대회가 참가자 수와 경기 운영 등에서는 대체로 요건을 충족했지만 ‘기록 수준’ 때문에 골드 달성에 실패했다고 보고 있다.

골드로 인정받으려면 최근 3년간 남자부와 여자부에서 기준치에 드는 기록을 각각 5개 이상 배출해야 한다. 남자 기준은 2시간10분30초, 여자 기준은 2시간28분.

서울국제마라톤은 최근 3년간(2006∼2008년) 남자부는 기준 기록을 9개 작성했지만 여자부에서 4개에 그치는 바람에 아쉽게 실버에 머물렀다.

내년 서울국제마라톤은 골드 승격이 유력하다. 이번 대회에서 남자부 3개, 여자부 2개의 골드 대회 기준 기록을 추가로 배출했기 때문.

서울국제마라톤은 골드 대회 신청서를 11월쯤 IAAF에 접수시켜 내년 1월쯤 결과를 통보받을 예정이다.<특별취재반>



골드 대회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마라톤 대회의 역사, 규모, 기록, 운영 등을 종합 평가해 해마다 골드 대회를 선정하고 있다. 올해 골드 대회로는 보스턴, 뉴욕, 런던, 베를린, 시카고 등 5대 메이저 대회 외에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 파리, 베이징, 샤먼, 비와코 등 11개 대회가 선정됐다. 골드 대회가 되면 세계 각지에서 성적이 뛰어난 엘리트 선수들이 경쟁적으로 참가하게 돼 그만큼 대회 수준도 올라간다. IAAF는 하프마라톤과 1만 m 대회 등도 골드, 실버, 인증 대회 등으로 등급을 나눠 분류하고 있다.


▲李대통령 영상 축하메시지


▲동아닷컴 온라인취재팀

■이색 참가자들

8번째 완주 김이수 서울남부지법원장

“마라톤 선배인 아내와 행복 질주”

이번 대회에서 생애 8번째 풀코스 완주와 함께 개인 최고기록을 경신한 김이수 서울남부지방법원장은 모든 공을 아내 정선자 씨(55)에게 돌렸다.

“종전 개인 최고기록이 4시간 4분이었는데 오늘 3시간 57분 만에 코스를 완주해 마의 4시간 벽도 깨고 개인 최고기록도 세우게 돼 매우 기쁩니다. 가장 힘에 부친 구간을 옆에서 함께 달려준 아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정 씨는 김 원장과 함께 참가 신청을 했지만 집안일 때문에 부득이 출전을 포기해야 했다. 그러나 이날 남편이 체력적으로 지친 모습을 보인 35km 지점부터 결승점까지 남편의 곁에서 나란히 달리는 ‘동반주’를 통해 김 원장에게 힘을 보태 줬다.

마라톤에서는 정 씨가 김 원장보다 선배. 김 원장의 마라톤 입문도 정 씨가 2002년 하프코스에서 완주한 것에 자극받은 게 계기가 됐다.<특별취재반>

마라톤 박사논문 준비 류상선 씨

“온가족이 마라톤 바이러스에 감염”

전남 여수시 여선중학교 체육교사인 류상선 씨(45)는 전남대 대학원(스포츠심리학 전공)에서 마라톤과 관련된 박사논문을 준비 중인 ‘예비 마라톤 박사’다.

마라톤 관련 논문을 쓰기까지는 마라톤 마니아인 가족, 친지들의 영향이 컸다.

“음악 교사인 아내부터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5학년인 두 딸, 환갑을 훌쩍 넘긴 장모님에 형제들까지 온 가족이 모두 마라톤 마니아입니다. 다들 마라톤 사랑에 푹 빠져 있다 보니 박사 논문 주제도 자연스럽게 마라톤과 관련된 쪽으로 잡게 되더라고요.”

류 씨의 논문 주제는 일반인(마스터스) 참가자들이 마라톤에 ‘중독’되는 심리적, 생리학적 효과에 관한 것. 마라톤 완주가 호르몬 양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려고 지난해 전남 보성군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서 그 자신이 ‘실험대상’을 자처해 완주 후 혈액을 채취하기도 했다. <특별취재반>

특별취재반

▽스포츠레저부=장환수 부장, 김화성 전문기자, 안영식 황태훈 차장, 김종석 양종구 김동욱 황인찬 신진우 한우신 기자

▽사회부=유덕영 김윤종 신광영 우정열 남윤서 신민기 유성열 이미지 이새샘 기자

▽사진부=박경모 부장, 김동주 안철민 이훈구 차장, 전영한 변영욱 원대연 박영대 김미옥 홍진환 기자

▽스포츠동아=이길상 임진환 전영희 양회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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