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의 여유만만 vs 하라의 독기 채찍

  • 입력 2009년 3월 17일 07시 59분


3번째 대결이다.

한국과 일본이 16일(한국시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1조 첫 경기에서 나란히 승리, 18일 열리는 승자전에서 또 한번 맞붙게 됐다.

1라운드에서 1승1패로 비겼던 터라 이번 대결은 그야말로 자존심을 건 한판. 하지만 결전을 준비하는 양팀의 자세는 사뭇 다르다.

한국 김인식(62) 감독과 일본 하라 다쓰노리(51) 감독의 판이한 스타일 때문이다.

○‘휴식이 보약’ 김인식 VS ‘훈련이 해답’ 하라

WBC 조직위원회는 양국에 “일본은 오전 9시30분(현시시간)부터, 한국은 오전 11시부터 각각 1시간 30분 동안 펫코파크에서 훈련을 해도 좋다”는 지침을 전달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예정대로 오전 일찍 구장에 나와 간단한 훈련을 소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한국은 훈련을 거르고 무조건 쉬는 쪽을 택했다. 일본 기자들조차 깜짝 놀라게 한 소식.

김 감독은 평소 “강도 높은 훈련이 반드시 좋은 건 아니다”라는 지론을 갖고 있다.

주포 이대호가 여전히 감기몸살에 시달리고 있고, 다른 선수들도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일정 탓에 제 컨디션이 아니다.

결국 선수들의 몸을 회복시키고 기분을 전환시키려는 의도다. 18일 경기 전 훈련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뜻이다.

반면 하라 감독은 휴식보다 훈련을 통해 선수들에게 긴장감을 주겠다는 복안이다.

일본은 첫 대결에서 한국에 콜드게임 승을 거뒀지만 조 1·2위 결정전에서는 영패, 또다시 도전자의 입장에 섰다.

그렇다고 일본 선수들도 컨디션이 좋은 건 아니다. 나카지마가 고열로 16일 쿠바전에 결장하는 등 전체적으로 시차 적응의 후유증으로 인한 체력 저하에 시달리고 있다.

그래도 하라 감독은 훈련을 통해 심신의 고삐를 조일 예정이다.

○서로 다른 경기운영도 볼거리

두 감독은 공통적으로 선수들을 ‘믿음의 야구’로 이끈다. 하지만 경기운영 면에서는 상반된 방식을 취한다.

김 감독은 16일 경기에서 드러났듯 믿을만한 타자가 나왔을 때 강공으로 밀어붙이되 주자 상황에 따라 다양한 작전을 추가한다.

반면 하라 감독은 1라운드 조 1·2위 결정전에서 자신의 스타일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한점 뒤진 8회말 1사 1루서 타격감이 좋은 나카지마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한 게 단적인 예다.

따라서 양팀의 3번째 대결은 두 감독의 벤치 싸움에도 시선이 쏠린다.

외신 기자들 역시 WBC 최고의 흥행카드가 될 3번째 한일전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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