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의 감독 가운데 역대 가장 많은 우수 후보선수상 수상자를 길러냈다. 2005년 이병석(32), 2006년 이창수(40), 2007년 우지원(36)이 모비스 유니폼을 입고 3년 연속 이 상을 받았다.
최우수선수, 베스트5 같은 빛나는 상이 많지만 이들은 그 어떤 타이틀보다 값진 영광으로 여기며 유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무명이던 이병석은 뒤늦게 전성기를 맞았으며 이창수는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1990년대 ‘황태자’로 불렸던 우지원도 “농구에 새롭게 눈뜨게 된 의미 있는 상”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비록 벤치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도 출전 순간만큼은 제 몫을 다하는 후보가 많았기에 모비스는 갖고 있는 전력의 100% 이상을 발휘할 수 있었다.
특히 올 시즌에는 ‘재활 공장장’으로 불리는 유 감독이 마법이라도 건 듯하다.
당초 하위권으로 평가된 모비스는 유례없는 혼전 속에서도 줄곧 상위권을 유지하더니 이젠 정규 시즌 우승까지 넘보고 있다. 2위 모비스는 선두 동부를 1경기 차로 쫓고 있다. 비시즌에 2개월간의 체계적인 체력 훈련에 이어 3개월 가까이 하루 두 시간씩 다리에 쥐가 날 만큼 고되고 지루한 수비훈련을 되풀이한 덕분에 모비스 선수들은 장기 레이스에서도 좀처럼 지칠 줄 몰랐다. 녹초가 될 만도 한데 야간에는 너나 할 것 없이 자율 슈팅훈련에 나섰다.
그 덕분에 모비스는 가드 김현중과 외국인 선수 오다티 블랭슨의 부상 결장이라는 악재가 겹쳤지만 그때마다 박구영 천대현 함지훈 등이 빈자리를 메웠다. 이들은 평소 유 감독의 주문대로 철저히 준비해 뒀기에 찾아온 기회를 확실하게 잡은 것이다.
거듭된 위기 속에서도 유 감독은 트레이드 같은 인위적인 선수 보강보다는 기존 선수들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했다.
프로농구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유 감독의 리더십은 코트를 뛰어넘어 적용될 만하지 않을까.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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