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고 투타의 핵’ 홍건희(18)가 지난해 11월 사령탑에 부임한 김동현 감독에게 데뷔 첫 승을 선물했다.
홍건희는 20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6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사 스포츠동아 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 1회전 청원고와의 경기에서 3.2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5K)으로 팀 승리에 일조했다.
이날 홍건희는 0-0으로 맞선 6회 1사 2루 상황에서 선발 이승현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5회까지 ‘0’의 행진이 이어진 탓에 홍건희는 반드시 실점위기를 벗어나 분위기를 전환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하지만 위기는 더 악화됐다. 첫 타자를 평범한 3루 땅볼로 잡아내는 듯 했지만, 1루수가 볼을 놓쳐 1사 1,3루 상황을 맞은 것. 그러나 홍건희는 이후 후속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1루 주자의 도루 실패로 위기를 모면했다.
이에 대해 홍건희는 “위기상황에서의 등판이라 부담이 됐던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동계훈련 때 터득한 위기관리능력으로 팀 승리에 보탬이 돼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9회까지 마운드에 올라 완벽하게 상대 타선을 압도한 홍건희는 타석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과시했다. 특히 6회말 찬스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낸 뒤 8회에도 희생플라이로 쐐기 타점을 올려 매서운 방망이 실력도 뽐냈다.
고등학교에 올라온 뒤 투수로 전향한 홍건희는 2년 동안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투수 훈련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날이 갈수록 볼 스피드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 이로 인해 마운드에서 어떠한 위기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도 충만해졌다.
홍건희는 “윤석민 선배에게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직접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선배처럼 많은 구질을 구사할 수 있는 대투수로 거듭나고 싶다”고 대답했다.
또 “당초 4강이 목표였지만, 이날 승리의 상승세를 몰아 우승까지 바라보겠다”며 당찬 각오도 드러냈다.
두산 베어스를 좋아한다고 밝힌 홍건희는 아직 2학년에 불과해 내년 시즌이 더 기대되는 선수. 신체조건은 182cm, 70kg.
한편 데뷔 첫 승을 올린 김동현 감독은 “감독으로 부임한 후 첫 실전 무대라 부담이 컸지만, 선수들이 집중력 있게 잘해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홍건희에 대해 “(홍)건희는 위기관리능력이 뛰어나다. 지난 동계훈련부터 꾸준하게 구속이 늘고 있어 내년에는 톱 클래스 투수로 성장해 있을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동아닷컴 황금사자기 특별취재반
고영준 기자 hotbase@donga.com
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사진=하정탁 대학생 인턴기자
문자중계=박형주 대학생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