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빙상연맹으로부터 온 이 팩스에는 '일본 선수들은 스포츠맨십을 지킨다. 의도적으로 방해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 이번 보도로 몹시 곤혹스럽다. 지금까지 쌓아온 한국 연맹 및 김 선수와의 우호와 신뢰를 유지하고 싶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김연아(19·고려대)는 지난 주말 캐나다 토론토에서 가진 SBS와의 인터뷰에서 대회 때마다 연습 중 방해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연아는 "특히 4대륙 대회(2월·캐나다 밴쿠버) 때 심했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고…"라며 "실제 경기에서도 지장이 있을 것 같아서 대처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방해한 선수의 국적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 방송은 '진로에 끼어드는 선수들은 공교롭게도 항상 일본 선수들이었다'며 모자이크된 화면을 보여줬다.
이 보도가 나간 뒤 외신은 비중 있게 다뤘고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도 논란이 됐다. 일본스케이트연맹은 19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방해 사실이 없다는 성명서를 올리기도 했다.
양국의 감정싸움으로 비화되자 김연아의 소속사 IB스포츠도 대응에 나섰다.
IB스포츠는 AFP와 인터뷰에서 "훈련 중 김연아가 여러 번 방해를 받았다고 느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특정 국가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항의서를 제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한빙상연맹 이치상 사무국장은 "2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가서 김연아를 만나 진상을 파악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