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임치빈(30·칸짐)이 20일 서울 반포 서초동 센트럴시티 밀레니엄홀에서 열린 ‘K-1 맥스(Max) 코리아 2009’ 결승에서 이수환(26·인천 무비체)을 상대로 1라운드 KO승을 따내며 대회 세 번째 왕좌에 올랐다.
1라운드에만 두 차례 다운을 빼앗기며 패배 위기에 몰렸던 임치빈은 화끈한 왼손 훅 한방으로 역전 KO승을 따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칸짐 임세일 코치, 그리고 ‘팀치빈’ 소속 선수들과 함께 하루 5시간 이상의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며 피보다 진한 땀을 쏟아낸 임치빈은 결국 우승으로 결실을 맺었다.
8강전에서 권민석(20·서울청무체)을 상대로 판정승을 따낸 임치빈은, 4강전에서 김세기(30)를 맞아 힘겨운 경기를 펼쳤다. 화끈한 타격전을 펼치며 상대를 압박한 임치빈은 3라운드 TKO 승을 거두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에 오른 임치빈은 K-1 맥스코리아의 신형엔진 이수환과 맞붙었다. 1라운드 초반 로우킥과 펀치를 주고받으며 탐색전을 펼치던 임치빈은 상대 이수환의 강력한 스트레이트에 걸려 다운을 빼앗겼다.
곧 바로 링에 일어섰지만 이수환의 공격에 두 번째 다운을 빼앗긴 임치빈은 패배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그동안 쏟아낸 땀의 결과는 임치빈을 배신하지 않았다.
KO를 노린 이수환이 미들킥으로 공격하자 완벽한 왼손 훅으로 맞받아쳐 화끈한 KO승을 이끌었다. 링에 쓰러진 이수환은 한동안 의식을 회복하지 못할 정도의 강력한 펀치에 넋을 잃었다.
대회를 앞두고 훈련 도중 가벼운 발목을 입는 등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은 임치빈은 정신력과 강한 투지를 발휘하며 우승트로피에 키스했다.
임치빈은 “힘든 경기였다. 그동안 준비과정도 힘들었다. 경기 전 딸이 ‘우승해서 아빠와 함께 링 위에서 사진을 찍고 싶다’고 말했는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얼짱 격투기 스타’ 임수정(24)은 K-1 대회에서 여자 선수 간 처음으로 벌어진 슈퍼파이트에서 일본의 레이나(18)와 맞붙어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역전 판정승을 따냈다. WBC(세계복싱평의회) 전 페더급 세계챔피언 지인진(36)은 1년 여 만에 치른 K-1 복귀전에서 일본의 가류 신고(34)에서 심판 전원일치(3-0) 판정패로 무너졌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