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한국시간) 펼쳐지는 한국과 베네수엘라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결승전에서 양 팀 운명을 쥐고 있는 것은 4번 김태균(26)과 미겔 카브레라(25)다.
두 거포의 방망이에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김태균은 이승엽 공백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이번 대회를 통해 ‘국제용 타자’로 거듭난 한국의 희망이고, 한살 어린 카브레라는 2003년 데뷔 후 6년간 빅리그 통산 타율 0.309에 175홈런을 때린 ‘ML 대표 거포’ 중 한 명이다.
○파워와 정교함 갖춘 김태균
1회 WBC에서는 주로 백업 역할을 맡았지만 이번 대회 들어 붙박이 4번으로 나서며 발군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20일 일본전까지, 이번 대회 7경기에 출장해 타율 0.364, 2홈런 9타점을 마크 중이다. 장타율은 0.682, OPS는 1.182에 이른다.
빼어난 선구안까지 갖춘 그는 1라운드 대만전부터 5연속 경기 타점을 뽑아내기도 했다.
쿠바 세페다(6경기 10타점)에 이어 타점 전체 2위에 올라 있다.
1라운드에서 일본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마쓰자카에게 대형 아치를 뽑아낸 그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힘과 기술을 갖췄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힘을 상징하는 카브레라
김태균과 똑같이 이번 대회 7게임에 나서 타율 0.321에 2홈런 4타점을 기록 중. 김태균에 비해 타점이 적지만 빅리그 통산 데이터를 보면 입이 쫙 벌어질 정도의 커리어를 갖고 있다.
플로리다 말린스 유니폼을 입고 2003년 빅리그에 데뷔한 그는 첫 해 12홈런을 때린 뒤 이듬해부터 5년간 20개 이상, 최근 4년간 매년 3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렸다.
디트로이트 이적 첫해였던 지난해에는 무려 37홈런, 127타점을 기록했다. 높은 공에 유난히 큰 강점을 갖고 있고, 빅리그에서 왼손 투수 볼을 가장 잘 때리는 우타자 중 하나로 꼽힌다.
카브레라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제구를 낮게 하고, 횡으로 변하는 것보다는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효과적이다.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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