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인 게임이기 때문일까. 모처럼 특유의 ‘개그맨’ 기질을 발휘하며 취재진의 배꼽을 잡게 만들었다.
#1. 몸 쓴다고? 난 몰라
김 감독은 이번 대회에 유난히 순간순간 덕아웃에서 몸을 많이 쓴다. 위기를 벗어나면 “아!” 탄성을 지르며 하늘을 쳐다보고, 작전이 들어맞으면 아이처럼 껑충 뛰어오르기도 한다.
취재진이 “왜 그렇게 몸을 쓰느냐. 예전엔 잘 보지 못하던 모습이다”고 말하자 “난 내가 몸을 쓰는지 전혀 몰라”라며 미소를 지었다.
“18일 일본전에서 8회 등판한 김광현이 오가사와라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울 땐 주먹을 불끈 쥐더라”는 말에 그는 배시시 웃더니 한마디 했다. “그럼 안 좋아?”
#2. 김태균 한신행?
WBC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김태균에 대해 일본 한신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취재진의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데려간대?”였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김태균이 옆으로 지나갔다. 김 감독은 “야! 너 한신서 데려간대?”라고 물었다.
느닷없는 질문에 어리둥절해진 김태균은 “아닙니다!”라고 대답. 김 감독은 헛기침을 하더니 “거봐∼. 아니라잖아.”
한신엔 1루수 아라이가 있다는 설명과 함께 나온 말. “가더라도 왜 이대호가 아니고 김태균이야?”
#3. 하라 감독
일본의 하라 감독이 “김인식 감독은 모든 면에서 훌륭한 감독”이라고 칭찬한 바 있다.
김 감독의 반응은 “하라가 나를 어떻게 알아?”였다. 취재진이 배꼽을 쥐자 “그냥 하는 소리지. 그런데 하라가 왜 그러는 줄 모르겠네∼”라며 씩 웃었다.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였다. “나는 상대 감독 인식 안하니까 뭐.”
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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